-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교수)-
대한민국 납세자를 위해 활발한 정책 제언을 하고 있는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교수)은 21일 종교인에 대한 근로소득세와 미술품 양도소득세 등을 제대로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날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을 주제로 한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테마인터뷰에서 "숨어있는 세원을 발굴하고, 공평한 조세행정을 통해 조세정의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실시한 감세정책 효과와 관련해 "감세 등의 일시적 혹은 단기간 조세정책의 시행으로 그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감세정책이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도움은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조세공평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가 얼마를 세금으로 내는가 보다는 옆 사람이 상대적으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에 더 불만이 있다"며 "계층간 혹은 직업군간 세금의 불균형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과의 인터뷰 전문.
□ 지난 2년 반 동안 MB정부의 조세정책을 평가해 주신다면? 2008년에는 대대적인 감세정책으로 압축되고, 2009년에는 감세유보 등 재정건전성도 챙기면서 세제 합리화 정책이 나왔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감세 효과는 나타나고 있는지, 혼란 속에서 너무 국민여론을 의식하는 건 아닌지요?
=이명박 정부는 경제이슈를 주요 공약으로 삼고 출범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세정책도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춰 감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금융불안 등 국제환경의 영향으로 일관된 조세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는 환경변화가 있었습니다.
2008년에는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에서 저세율로 조정하는 등의 기조를 유지했으나, 2009년에는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 취약계층 및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조세정책의 기조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세 등의 일시적 혹은 단기간 조세정책의 시행으로 그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만 감세정책이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도움은 됐다고 봅니다.
감세는 개별 납세자의 입장에서 투자여력을 키워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소득계층간 불균형 등의 문제도 야기된다고 사회적 접근으로 지적하기도 합니다. 특히 부동산세제의 정상화에 따른 일부 경감조치 등으로 소득계층간 다른 의견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조세정책은 국제간 균형 및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것이므로 국가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좀더 심도있게 종합적으로 살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사안입니다.
□ MB정부가 향후 조세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지 조언해 주신다면? 재정건전성과 감세정책을 함께 고려해야겠죠? 또한 비과세 감면제도 중 가장 덩치가 큰(연간 2조원) 임시투자세액공제의 폐지문제도 있고, 향후 감세 유보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환원 문제 등도 논란의 소지가 많은데요.
우리나라는 최근 OECD국가 중 가장 경제회복이 빠른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경제는 유럽 등 일부에서 여전히 불안하고 안정신호가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급격한 조세정책의 기조변화는 무리라고 봅니다.
앞으로 투자활성화 등 경제살리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야 한다는 면에서 기업관련 감세기조는 유효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기업에 대해 국제간 조세경쟁도 감안해 조세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불필요한 각종 조세감면제도는 과감히 정리하고, 숨어 있는 세원을 적극 찾아내고, 에너지·환경관련 세제의 보완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 술, 담배에 대한 과세와 미용 성형수술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 상속증여세율 인하 등은 추진을 하려다가 못했거나, 아직 계류 또는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정책들도 있습니다. '이건 아쉬웠다' 또는 '이건 좋았다'는 정책이 있다면?
=최근 감세를 '부자감세'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지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감세가 고소득층 및 대기업의 일부에게만 혜택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세금이라는 것은 그 부담을 남에게 전가하는 위력이 있으므로 국가경제와 국민전체의 복리에 도움이 된다면 감세를 색다르게 볼 일은 아닙니다.
현행 대부분의 국제사회와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소득과세제도의 틀 속에서는 감세든 증세든 소득계층간 완화는 쉽지 않은 일이고, 국제관계를 고려한 합리적인 조세정책의 추진이 필요합니다.
술, 담배에 대한 과세를 저소득층에 대한 부담으로만 귀결된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사회적 불경제가 크다면 이에 대한 억제는 불가피한 것이고 그에 도움이 된다면 조세도 보완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 경우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는 다른 정책수단과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출을 경직화하는 목적세의 존재는 재평가되어야 합니다. 특정세입과 특정세출을 곧 바로 연결하는 것은 정치적 면피를 야기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고, 목적세의 세원도 비합리적인 면이 많습니다.
조세정책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고려요소는 조세공평성입니다. 내가 얼마를 세금으로 내는가 보다는 옆 사람이 상대적으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에 더 불만이 있습니다. 계층간 혹은 직업군간 세금의 불균형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 정부가 앞으로 '이건 해봐야 한다'는 조세정책 아이디어가 있다면?
=조세정책에 획기적인 이벤트는 없습니다. 국제간 균형 및 경쟁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우 그에 합당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국민은 세제뿐만아니라 세정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숨어 있는 세원을 발굴하고 조세공평적 조세행정 등을 통해 조세정의를 이루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종교인들이 근로소득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것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입법화되어 있지만 국세행정에서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언론인과 선생님에만 적용되는 근로소득세의 혜택도 보완해야 합니다. 이들만 공공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술품양도에 대한 과세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음악, 연극 등의 예술 및 체육과 대응해 미술에 대해서만 다르게 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개인사업자의 세금신고 및 납부시에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여 납세협력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