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당분간 재정건전성 초점…감세정책 유보 적절
술·담배·패스트푸드 등 건강유해 품목 과세 고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사진)는 18일 향후 정부의 조세정책과 관련해 "환경과 건강 관련 세금부담을 늘려나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이날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테마인터뷰에서 "환경분야의 과세는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건강 관련 분야의 과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술이나 담배는 물론, 패스트푸드 등 건강에 해로운 식품에 대한 과세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당분간 재정건전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감세정책은 재정건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 때까지 계속 유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 MB정부 조세정책‥"감세유보 불가피, 임투공제는 수도권에도 적용"=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해 "소득세 및 법인세 감세를 통하여 성장률을 제고하려는 정책을 시도했지만, 감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고소득층 및 고세율 구간에 속한 대기업에 대한 감세는 유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아직 감세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지출 및 조세지원이 불가피한 반면,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정부의 감세정책 유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행된 정책 중에서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노후차 교체시 세제지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들 정책은 금융위기 속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효과가 있었기 때문.
그는 이어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의 확대는 수도권 과밀지역은 제외(일시적으로만 적용)됐지만, 그 성격이 경제위기 극복에 있는 것이므로 한시적으로 수도권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향후 조세정책 방향은?‥재정건전성에 초점, 감세 계속 유보= 향후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당분간 재정건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감세정책을 계속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최근 국제적인 동향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있으면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 위험이 높은 것처럼 인식된다"며 "감세정책은 재정건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 때까지는 계속 유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기업 관련 조세감면 제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소비, 투자, 수출 등의 활성화로 이미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높은 상태이므로 경기 회복을 위한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는 당연히 종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