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퀄컴, 실적 악화 인텔에 인수 타진"...주가 3% 급등

인텔, 사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 잃고 실적 악화 고전

퀄컴, 스마트폰칩 이어 PC칩 사업 확장 전략적 기회

당국의 반독점 조사 피하기 위해 자산 매각 가능성↑

미국의 반도체 기업 퀄컴이 사상 최악의 경영 위기에 몰린 인텔에 최근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근 실적 부진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인텔이 경쟁사인 퀄컴의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제안 사실을 전한 소식통들은 이번 거래가 확실한 것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도 지난 6일 퀄컴이 인텔 클라이언트 PC 디자인 비즈니스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때 업계 최강자로 군림하던 인텔은 경쟁력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최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칩 분야는 암(Arm)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고, 인공지능(AI) 칩의 기본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CPU 부문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한 상태다.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올해 2월 연내 18A 공정 양산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파운드리도 분사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칩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퀄컴이 인텔을 인수할 경우 PC 칩 사업을 확장할 전략적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이같은 대규모 딜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경쟁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 때문에 거래 성사를 위해 퀄컴은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텔의 사업 영역의 부분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 타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 마감 후 오후 4시 30분께(미 동부시간 기준) 퀄컴 주가는 3% 하락했고, 인텔 주가는 3% 상승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