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백설화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제공]
부가가치세법은 운송주선업자가 국제복합운송계약에 의하여 화주로부터 화물을 인수하고 자기 책임과 계산으로 타인의 선박 또는 항공기 등의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화물을 운송하고 화주로부터 운임을 받는 국제운송용역은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대상판결의 원심은 "원고는 화주와 국제복합운송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로부터 이 사건 운송용역을 위탁 내지 도급받았을 뿐, 원고가 파트너사와 함께 당사자가 되어 화주와 사이에 국제복합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운송용역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의 심리불속행기각 판결에 따라 해당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부가가치세법은 국내의 소비에 대해 과세하는 소비세이다. 따라서 재화의 수출 등 국외의 소비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영세율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런데 부가가치세법은 수출산업의 지원이나 외화획득의 장려라는 국가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소비가 되더라도 영세율의 적용을 인정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선박이나 항공기를 이용한 여객, 화물의 국제운송인 '외국항행용역'의 공급이다. 관련하여, ① 운송주선업자가 ② 화주와 국제복합운송계약을 체결하여 화주로부터 화물을 인수한 다음 ③ 자신의 책임, 계산으로 타인의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수행하는 ④ 국제운송용역 역시 '외국항행용역'으로서 영세율 적용대상이다.
이 사건에서 운송주선업을 영위하는 내국법인인 원고는 해외 파트너사들과 공동으로 국제운송용역을 제공하면서 그 일부로 자신이 공급한 국내운송용역 역시 부가가치세법상 영세율 적용대상인 것으로 보고 부가가치세 신고를 마쳤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원고가 제공한 국내운송용역은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적용되는 국제운송용역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원고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제1심 법원은 ① 원고와 파트너사가 상호간에 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고, 원고가 운송용역의 수임단계에서부터 참여한 사정등을 고려하여 원고와 파트너사가 공동으로 화주와 사이에 국제운송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② 운송주선업자 중 일방이 화주로부터 화물을 인수하여 파트너사에 인도하는 경우 역시 '운송주선업자가 화주로부터 화물을 인수하는 경우'에 포함된다고 보아, 원고의 국내운송용역은 국제운송용역의 일부로서 영세율 적용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 및 대상판결은 ① 영세율을 적용 받는 운송주선업자는 화주와 직접 국제운송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에 한정되나, 원고는 화주와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로부터 일부 운송용역을 위탁 또는 도급받아 수행한 자에 불과하고, ② 화주의 고유개념및 법률에서 화주와 운송주선업자를 구분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여기서 '화주'의 의미에 다른 운송주선업자는 포함되지 않고, 원고가 파트너사로부터 화물을 인수한 것은 화주로부터의 직접 화물을 인수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제공한 국내운송용역은 영세율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처럼 대상판결은 운송주선업자가 직접 화주와 계약을 체결하고 국제운송용역의 일부로서 국내운송용역을 수행한 경우에 한하여 영세율을 적용하도록 하고, 운송주선업자가 다른 운송주선업자로부터 국내운송용역을 위탁 또는 도급 받아 수행한 경우에는 영세율이 적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대상판결은 국내운송용역에 대한 영세율 적용여부를 판단한 최초의 판결로, 이에 관한 판단기준을 정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생각건대, 조세법규는 문언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고, 특히 부가가치세법에서 국제운송용역에 영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수출장려라는 정책적 목적에 따른 것이므로 그 요건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부가가치세법 규정의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외국항행용역으로 인정되는 국내운송용역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부가가치세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타당한 결론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법원 2024. 6. 27.자 2024두37954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