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같이 갔다 하길래, 이력서 보냈더니 그 다음 날 전화 왔더라"
민주 "김 여사 통해 김 전 장관에게 청탁했을 가능성도 매우 커 보인다"
◆…명태균 씨(왼쪽),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오른쪽)[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7월 4일 지인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A씨를 대통령 경호처로 발령받게 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인사청탁 통로로 당시 경호처장으로 일한 김 전 장관을 특정해 언급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 2일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서 명 씨가 대통령 경호처 인사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명 씨의 경호처 인사 개입을 재확인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에서 명 씨는 "항공(한국항공우주산업)에 김 모 회장이라고, 김 회장을 만났는데 김용현 씨 이야기를 하더라. 지 친구도 별 세 개 공군 있고 창녕 사람이더라. 김 씨가 A씨를 부를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제 (김용현이 윤 대통령 부부와) 스페인에 같이 갔다 하길래, A씨한테 빨리 이력서를 보내라 하니 보냈더라. 근데 그 다음 날 전화가 왔더라. '(경호처에) 들어가게 됐다'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그룹, 모임이 있다. 그래서 (김용현에게 A씨를) 불러갖고 격려를 좀 해주고 챙기라고 했다"며 "엊그제 A씨를 만났는데, 대통령 조카 황종호가 시민사회수석(실)에 행정관으로 있는데, 내가 소개시켜 줄 테니 관계를 잘하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명 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황종호와) 통화한다. 내가 (A씨) 얘기를 해놨다"며 "진급도 해야 되잖아. 뭐 (A씨가) 사람들한테 잘하니까 그래 (진급도) 하겠지"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 전 장관이 해외에 있는 상황에서도 민간인인 명 씨의 청탁이 통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김건희 여사와 명 씨의 관계를 고려할 때, 김 여사를 통해 김 전 장관에게 청탁했을 가능성도 매우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명 씨의 경호처 인사 개입 시도는 이미 넉달 전인 2022년 3월 대선 직후에 이뤄졌다며, 명 씨가 지인과의 대화에서 청탁이 모두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명 씨는 "딱 연락이 오기를 '직급이 낮아서' 이래싸터라고. 들어올 사람 천지인데 자격 미달인 사람을, 서열이 걔들은 시퍼렇잖아"라며 "안 되는 사람 억지로, 그라믄 사람이 얼마나 추해지고 그러는지 아나. 그런데 내가 공을 많이 세웠으면 알아서 하갔지. 내보고 딱 대안을 딱 주라카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3월에는 경호처 인사 개입에 실패했지만 몇 달 뒤인 6월 말 또는 7월 초 김용현을 통해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