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연일 최고가 경신... 골드바 품귀 현상
금 관련 ETF도 인기몰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
◆…경기도 부천 한 금은방의 진열된 골드바 모습.(사진=윤종호 기자)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중은행과 금은방에서 골드바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확대 정책 예고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골드바 판매액은 총 242억7017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억6326만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124억2380만 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공급을 중단하면서 골드바 품귀 현상도 발생했다. 조폐공사는 11일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는 공지를 게시했다.
KB국민은행은 조폐공사와 금거래소를 통해 골드바 판매를 대행했으나, 현재 두 곳 모두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도 조폐공사 및 금거래소의 골드바 공급이 끊겼으며, 하나은행은 조폐공사와 금거래소 골드바를 판매 중이나 조폐공사는 오는 17일부터 공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금값이 급등하면서 골드바를 찾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으며, 일부 금은방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 34분 기준 100g 골드바의 그램(g)당 금값은 16만8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71% 올랐다.
현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g당 16만원을 돌파했고 이는 지난해 g당 8만6000원 수준이었던 금값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금값 상승으로 인해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현물 및 선물 ETF 6종목의 순자산 총계는 지난 11일 기준 1조2605억 원으로, 1년 전(3452억 원)보다 3.7배 증가했다. 한 달 전(9319억 원)과 비교해도 35.3% 늘어난 수치다.
특히 금 현물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ACE KRX금현물'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7.2%)의 3.5배에 달했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금 ETF 투자를 고려할 때는 기초 자산의 차이와 원화 환율 헤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금값이 일시적으로 조정을 거쳤으나,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금값 급등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골드바 시장과 금 투자 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어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금값 상승 전망을 반영해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거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