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3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올해 최저 수준에서 소폭 반등했다.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3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올해 최저 수준에서 소폭 반등했다. 시장은 생산량 확대 의지를 보인 미국에 대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으나, 양측 간 가격 전쟁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날 대비 0.4%(29센트) 상승해 배럴당 76.87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2%(11센트) 오른 72.73달러로 마감했다.
세계 시장이 공급 과잉 전망에 직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생산량과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유가는 전날 29일(현지시간) 올해 최저 수준을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멕시코 관세 부과 발언 또한 유가를 지지하고 있으나 실제 오는 1일(현지시간) 조치가 발효될 수 있다는 사실은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 분석가는 "트럼프의 관세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이것이 원유 가격이 현재 수준에 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다만 그는 관세 대상에 원유를 포함하는 것에 관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오늘 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 문제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해당 조치가 오는 2월 1일부터 취해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와 관련, 캐나다와 멕시코가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 유입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준수 할 경우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분석가는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최근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원유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러시아 서부 항구의 2월 수출량이 1월보다 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내달 3일(현지시간) 열리는 OPEC+의 정책회의를 기다리고 있다. 회원국들은 미국 생산량 확대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다보스포럼에서 OPEC과 이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 가격을 인하하라고 촉구하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취임 첫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발령하며 이미 최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의제를 설정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미국과 OPEC+간의 가격 전쟁은 양측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피치 그룹 산하 BMI의 분석가들은 "미국과의 가격 전쟁은 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을 최대화해 가격을 인하하고 셰일 생산을 감소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