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로고 : 정의의 여신상
서울고등법원 행정11-1부(재판장 최수환 부장판사)는 A씨가 계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경정거부처분취소 소송의 항소심 재판에서 1심 판결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재산상속으로 취득한 인천 계양구에 있는 7000㎡의 토지(이 사건 토지)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175억7700만원에 수용되면서 이를 양도했다. A는 취득가액, 필요경비 등을 산정해 양도소득세로 58억6000만원을 납부했다.
이후 A는 토지 지목변경을 위해 들어간 공사비용과 농지전용부담금 등이 포함된 자본적지출액이 11억7000만원이라며 이미 납부한 양도소득세 중 3억600만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경정청구를 냈다. 자본적지출액이란 유형자산의 내용연수를 증가시키거나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지출한 비용을 말한다.
세무당국은 A가 주장하는 필요경비 중 지목변경 관련 공사비용과 취득세의 가산세를 제외한 나머지만 인정해 경정청구 중 1900만원만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거부 처분했다.
A는 조세심판원이 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에 나섰다. A는 토지를 자동차 운전면허학원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아스콘 포장공사 등을 했는데, 관련 자료들은 20년이 지나 찾을 수 없고, 지출을 입증할 금융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공사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A가 토지 지목변경 당시 취득세를 납부했는데, 그 당시 지목변경에 소요된 비용임이 입증돼 그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한 점 등을 보면 6억6700만원이 실제 공사비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토지 지목변경 당시 소요된 비용이 입증되어 그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취득세를 납부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A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토지 지목변경으로 인한 취득세 과세표준이 9억800만원이었는데, 이는 지목 변경 전후의 시가표준액의 차액(9억2600만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과세관청이 가산세 포함 직권으로 과세돼 원고가 신고했을 가능성이 낮고 대부분 구청에서 보내주는 금액에 따라 납부한 상황을 고려하면, 지목변경에 소요된 비용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정황만으로는 과세관청이 위법하게 과세표준을 정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무당국은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가 실제 공사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을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어 공사비용을 지출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원심과 달리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6년 2월 17일 이전에 지출된 자본적지출액은 소득세법 제160조의2 제2항에서 정한 증명 서류의 수취나 보관까지는 요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비용의 실제 지출사실이 증명되고 그 증빙자료의 신빙성이나 증명력이 높은 경우에만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취득세 과세표준액이 시가표준액의 차액이 아니라고 하여 지목변경에 소요된 비용이 입증됐다는 주장에 대해 "이 사건 토지의 지목변경으로 인한 취득세 과세표준이 원칙에 따라 산정한 금액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예외적 입증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