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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MG손보의 매각이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 매각 배경과 갈등의 시작
MG손보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예보 주도로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다. 지난해까지 네 차례의 공개 매각이 유찰되며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됐고, 메리츠화재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며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다.
MG손보 노조는 "P&A 방식 인수는 고용승계가 보장되지 않으며, 700여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인 집회와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더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메리츠화재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특혜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 노조의 금융감독원장 고발 예고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회계조작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며 이를 특혜로 간주했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정기검사는 6개월, 수시검사는 5개월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하지만, 금감원이 이를 8개월 이상 위반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의 의도적인 조사 지연은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이복현 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 실사 문제로 인한 매각 지연
현재 매각 작업의 중요한 단계인 실사조차 지연되고 있다. 예보는 지난달부터 실사를 시도했으나, 노조가 기밀유지확약서 미제출 등을 문제 삼으며 실사를 거부했다.
최근 노조는 형식을 갖춘 실사에는 제한적으로 협조할 뜻을 밝혔고, 이르면 2월 초·중순 실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메리츠화재의 인수 자체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불발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정상적인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산 가능성에 따른 124만 소비자 우려 확산
MG손보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5.9%로,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예보는 매각이 실패하면 청산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청산이 현실화될 경우 약 124만명에 달하는 MG손보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예금보험 한도(5000만 원)를 초과하는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으며, 기존 보험 조건으로 재가입도 어렵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현재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노조와 예보, MG손보가 협력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보가 매각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갈등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매각이 장기화될 경우 MG손보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물론, 계약자와 영업현장의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보와 노조, 메리츠화재 간 갈등이 지속되며 MG손보 매각은 금융권의 최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