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CEO 4명...신한·국민·하나 '맑음' vs 우리 '뚜껑 열어봐야'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양호한 성과에 연임 성공 가능성 높아

이창권 국민·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도 추가 연임 또는 연임 '청신호'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우리금융그룹 경영 기조 등 영향이 연임 변수

5대 금융지주회사 계열 카드사 최고경영자(CEO) 중 4명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문동권 신한·이창권 국민·이호성 하나·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의 임기가 각각 올 연말 종료될 예정이다.

현재 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조만간 차기 대표 최종 후보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운명은 이번 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신한카드 문동권 대표, 수익 다각화... 연임 성공 전망 우세

카드업계에서 '정통 카드맨'으로 정평이 나 있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는 취임 2년간 실적 성장과 함께 카드사업 외 할부금융, 리스 등 비(非)카드사업으로 수익 다각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 대표는 신한카드 전신인 LG할부금융으로 입사해 신한카드 경영관리팀 부장과 전략기획팀 부장, 기획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여신금융 전문가다. 오랜 기간 카드업계에 종사한 점과 첫 내부 출신 대표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부 평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206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어난 5527억원으로 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비(非)신용판매 영업 중 할부금융자산은 지난해 3분기 3702억원에서 4911억원으로 32.7% 늘어나는 등 비 카드사업 강화 기조에 따른 성과도 달성했다.

또한,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의 경우 통상 '2+1'의 임기를 보장받는 것이 관행이다. 지난해 취임한 문 대표는 올해 12월 31일 임기 2년을 채우게 된다. 기본 2년 임기를 채운 뒤 큰 변수가 없으면 1년을 추가로 연임하는 방식이다.

문 대표 취임 후 매년 1위 자리를 지켜낸 만큼 무난히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카드 이창권·하나카드 이호성 대표, 호실적에 연임 가능성 높아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는 올해 말 3년(2+1)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어 추가 연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2022년 1월 취임한 이후 2024년 1월 이미 한 차례 연임했고 올해 12월에 1년 추가 연임까지 만료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취임 후 호실적을 이끈 점과 디지털 플랫폼 KB페이 성장 등을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다만 이미 2+1 임기를 채웠고 카드사 순위 경쟁에서 다소 밀리면서 KB금융이 '깜짝 교체'를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동철 전 국민카드 대표도 3연임에 성공하며 4년 임기를 채운만큼 이 대표가 역대 최대 실적을 세웠다는 점에서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370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36% 증가한 순익을 거뒀다. 올해 경영 목표가 내실성장이었던 것만큼 카드 이용액은 늘리고 모집·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실적이 성장했다.

KB금융지주는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이날 이재근 국민은행장 연임 여부에 따라 계열사 대표 인사 향방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트래블로그'를 출시해 해외여행 특화카드 시장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등 호실적을 낸 데 힘입어 연임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익으로 18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274억원)보다 44.7% 늘어나 금융지주 산하 4개 카드사 중 가장 큰 순익 성장률을 보였다. 이 대표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하나카드 호실적에는 트래블로그 성공이 영향을 미쳤고 이 카드는 출시 2년만에 가입자 6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7월 기준 카드사 중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49.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통상 2+1 임기가 업계 관행이고 신사업에서도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는 만큼 교체보다는 연임을 통해 사업의 연속성과 신뢰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의 연임 여부는 올해 연말 열리는 하나금융지주의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카드 박완식 대표, 우리금융그룹 내 금융사고 연임 변수

한편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의 경우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그간 '2+1' 관행에 따라 연임이 점쳐져 왔으나 우리금융그룹 내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로 인해 내부적으로 '깜짝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임기 중 독자결제망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BC카드 의존을 줄였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카드 3분기 말 기준 누적 순익은 140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9.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우리카드의 올 3분기 실적 반등 성공을 통해 독자결제망 구축 안정화, 간편결제 시스템 출시 등을 인정받은 점을 주목하면서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 경영 기조 등의 영향이 연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태승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22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교체했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