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22일 정기 이사회...전날 이사회 간담회서 행장 후보군 조율 한 듯
피의자 신분 전환된 조 행장 거취 결정으로 '경영자 리스크' 덜어낼 듯
금융권 관계자 “檢 칼날, 임종룡 회장까지 향하지 않도록 최대한 피해야"
우리금융지주가 오늘(22일) 정기이사회를 개최한다. 손태승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검찰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에 나선 지 불과 하루 만에 조병규 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열리는 터라 논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의하면 우리금융은 전날(21일) 이사회 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해 현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지난 9월 27일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자회사 대표에 대한 인선을 시작했다. 그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다. 자회사 대표들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것을 고려할 때 이날 정기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조병규 행장의 '연임' 여부에 쏠리고 있다. 재임기간 동안 우리은행은 그 어느 때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당초 시장에서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최근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의 검사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조 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며 분위기가 돌변했다. 검찰은 조 행장이 취임 후 부당대출 사실을 알고도 당국에 미보고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당국도 우리은행의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 발생 등 '부실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강하게 압박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조 행장이 책임지는 분위기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앞서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강하게 언급한 바 있고, 검찰도 조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상황이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찰과 금융당국의 강한 압박 속에서 우리금융 이사회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조 행장의 거취를 빨리 결정하는 것이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는 내년도 사업계획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조 행장 연임 여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위원회에 포함된 사외이사들이 모두 출석하는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 리스트는 물론 타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군이 발표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리스트(롱리스트)에 조 행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검찰이 조병규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것이라면 사태 책임 여부에 대한 가닥을 잡은 것 아니겠나"라며 "우리금융으로서는 임종룡 회장에까지 칼날이 향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