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압박 6일째…러는 北미사일로 키이우 폭격

젤렌스키, 러 본토 공격 첫 인정…"침략자 영토 압박 가할 것"

러 "군사적으로 의미 없다" 주장…러 국영 "주민 7만6천명 대피"

"이번 공격, 트럼프 재선시 평화협상에 유리한 카드 될 수 있어"

러, 이란제 드론·北미사일 사용해 키이우 등에 보복 공습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기습 공격을 엿새째 이어가면서 양측의 교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이번 공격을 인정했으며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에 보복 폭격을 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정의를 회복하고 러시아군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러시아 영토에 침공을 감행했다고 밝히며 쿠르스크 지역 기습 공세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는 "시르스키 사령관으로부터 전선과 침략자의 영토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우리의 행동에 관한 여러 보고를 받았다"며 "우크라이나는 실제 정의를 회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동시에 침략자에게 필요한 정확한 종류의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의 영토 수십 제곱킬로미터를 차지했으나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래 우크라이나 영토 10만 제곱킬로미터 이상을 점령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이번 우크라이나의 기습공격이 러시아를 당황하게 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를 "군사적으로 의미가 없다"며 "야만적인 침공"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10일(현지시간) 쿠르스크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3개 국경 지역에 광범위한 보안 체제를 시행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주민 7만6천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한 이날 쿠르스크 지역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 14대와 토치카-U 전술 탄도 미사일 4대를 파괴했으며 다른 지역의 상공에서도 드론 18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 지역 관리들은 이날 아침 파괴된 우크라이나 미사일 파편이 주거용 건물에 떨어지면서 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쿠르스크 지역 내부 20km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러 본토가 쉽게 뚫린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지원군을 파견한 이후 상황이 안정됐으나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 본토 공격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이뤄질 평화 협상의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주재 서방 외교관은 "우크라이나는 이번 작전 전에는 협상에 내놓을 것이 없었으나 이제는 패가 생겼다"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이날 공습으로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4살 소년과 그의 아버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또 다른 고의적 테러 공격"이라며 "예비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 공격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북한산 KN-23 미사일 4발을 발사하고 이란산 공격 드론 57대를 사용했으며 이 중 53대를 방공 시스템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