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구리' 수출금지 조치 내년 연기에 한시름 놓은 제련업계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제련소 완공 지연

수출 금지 방침 올해 말까지 추가로 연장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구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6월부터 시행하려던 구리 정광(불순물을 제거한 구리 광석) 등의 수출 금지령 시행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31일(현지 시각) 마이닝닷컴·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구리 정광을 비롯해 철과 납, 아연 등의 광물 수출 통제 조치를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6월 1일부터 이들 광물들의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광산업체 '프리포트 인도네시아'와 '암만 미네랄 인터내셔널'의 구리 정광 수출 허가 면허는 올해 말까지 연장이 가능해졌다.

두 회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그레식 지역의 JIIPE 경제특구에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제련소를 짓고 있다. 지난해 12월 완공이 목표였으나 계획이 지연되면서 올해 5월 말까지 구리 수출 금지를 한 차례 유예했고 이어 새로 지은 제련소의 가동이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자 수출 금지 방침을 올해 말까지 추가로 연장한 것이다.

원자재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주요 광물들의 수출을 통제해 원자재 수출 중심의 자원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완제품 수출 산업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니켈의 원광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알루미늄 원재료인 보크사이트도 수출 금지 목록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어 구리와 철, 납 아연 등의 광물 수출도 수출을 막겠다며 광산업체에 광산 개발 허가권을 내주는 대신 제련소를 짓도록 했다.

인도네시아가 구리 정광 수출을 올해 말까지 계속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제련 업계는 한시름 놓게 됐다. 인공지능(AI) 열풍과 재생 에너지 추진에 따라 구리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구리 광산 개발이 난항을 겪으면서 구리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