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딸이 산 땅, 시세보다 수천〜수억원 낮아

어머니로부터 4억2000만원에 구입, 시세는 5억∼8억원선
싸게 양도함으로써 절세 가능성
지금은 모두 철거돼 실제 조건 비교 힘들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딸이 어머니로부터 땅을 사면서 지불한 가격이 당시 주변 실거래가보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는 2일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을 통해 2019∼2020년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에서 거래된 단독·다가구 주택의 매매 실거래가를 검색한 결과, 오 후보자 딸이 4억2000만원에 구입한 부동산과 같은 면적의 매물은 대부분 5억∼8억6000만원선에서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변 시세와 최대 4억원 넘는 차이가 나는 만큼 증여세 등을 절감할 목적으로 딸에게 부동산을 저가에 양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복수의 해당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시 비슷한 조건의 매물과 비교해볼 때 오씨 부동산의 적정 시세는 6억∼7억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매물의 면적이 비슷하더라도 위치, 층수, 지하실의 주택용도 인정 여부 등에 따라 실제 매매 가격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저가 양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시 건물들은 모두 철거된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조건을 비교하기 어렵다.

오 후보자 측이 딸에게 시세보다 싸게 팔았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적정 시세가 얼마였느냐에 따라 부정거래의 일종인 '부당행위계산 부인'에는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득세법은 특수 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양도한 경우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줄인 것으로 보고 세법에 정한 방법으로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 기준은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100분의 5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동일 시점에 유사한 부동산 거래 사례를 확인해서 공정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산 게 확인이 된다면 부당행위계산 부인에 의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자세한 경위는 17일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