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감시단, 우크라이나 점령지 상황 보고서 발표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점령지 상황에 대한 첫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고서는 "점령지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협박과 억압을 견뎌 왔으며, 끊임없는 폭력, 구금, 처벌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러한 사태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러시아는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 잔학 행위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거듭 부인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목격자와 피해자 2319명에 대한 원격 및 대면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한 민간인 26명을 현장에서 처형한 사실과 구금 중 민간인 30명을 추가로 살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처형은 2022년 3월과 5월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또 "민간인 구금자 171명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따르면 이들 중 90%가 고문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군과 교도소 당국은 심한 구타, 손톱 밑에 날카로운 물건 넣기, 물고문, 전기 충격 등 여러 유형의 폭력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점령 기간 동안 많은 이들을 강제 구금했다. 처음에는 우크라이나 군대나 보안 기관과 관련 있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았지만, 점차 점령에 반대하는 민간인으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2023년 12월까지 점령지에서 남성 587명, 여성 92명, 소년 7명, 소녀 1명 등 총 687건에 이르는 자의적 구금 사례를 담았다.

보고서는 아울러 "러시아가 점령지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받도록 압력을 가했다"면서 "이러한 압력은 직장과 경제적 압력을 통해 가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여권을 소지하지 않으면 사회적 혜택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2022년 2월 이전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 복역 중이던 민간인 수감자 약 1600명이 러시아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