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재판 출석, "올 해는 '사필귀정'의 해가 됐으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증인 출석 예정

박 전 수사단장은 채 상병의 순직 사건을 조사한 후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수사단장은 1일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채 모 상병의 죽음에 대해 거짓없이 억울함이 없이 밝히겠노라고 부모님께 약속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채 모 상병 사건에 대해)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야 한다. 과연 떳떳하고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병사의 죽음을 엄중하게 처리해야 되는 이유는 그것이 옳은 일이고, 정의이고, 또 제2의 채 상병같은 억울한 죽음을 예방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2024년 올 해는 모든 일들이 올바르게 정리되는 '사필귀정'의 한 해가 되도록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오늘 출석 예정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서도 "그동안 어떤 어려움이 있어서, 또는 어떤 힘듦이 있었는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해병대 사령관으로서 명예로운 선택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수사단장은 김계환 사령관과는 지난해 8월 2일 이후 일체 접촉한 적이 없다며 증인심문에 출석한다면 그 날 이후로 처음 대면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헌정 사상 삼성 장군이 군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초유의 사태"라며 "이런 사태를 만든 장본인들이 해병대 사령관 뒤에 숨어서 충직한 군인인 박정훈 대령을 모함해 재판에 회부해서 죄를 지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이런 세력들이 지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며 "하루빨리 특검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생존 해병의 어머니께서 국회의장에게 조속히 국정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하는 선언을 했다"며 "박정훈 대령의 부하들과 임성근 사단장의 부하들, 그리고 생존 해병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날의 진실을 얘기할 수 있도록 국회가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31일 더불어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TF와 군인권센터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또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16∼17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사무실 및 집,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해병대사령부의 해병대 사령관·부사령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부터 채 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 측에서 지난해 8월 23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유재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고, 뒤이어 9월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등에 대해 공수처에 고발이 이뤄졌다.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같은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관련 고발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거나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인심문이 예정돼 있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조사결과를 두고 "브이아이피(VIP·대통령 지칭)가 격노"했다고 박 전 수사단장(대령)에게 말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김계환 사령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단,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 정종범 전 해병대부사령관 등 12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