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 급락해 6월 이후 최저치…美휘발유 재고 급증

WTI 70달러선 깨져…"연료 측면에서 수요 파괴 일어나"

美휘발유 재고 예상보다 5배 더 증가…가격은 2년만 최저치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 커지고 있다는 신호"

中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우려·OPEC+ 추가 감산 회의론

미국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수요에 대한 우려가 촉발돼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4% 하락했다. 지난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3.8%(2.90달러) 하락해 배럴당 74.30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1%(2.94달러) 떨어져 배럴당 69.38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전반적으로 수요에 대한 우려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거래 담당 수석 부사장은 "연료 측면에서 수요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며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 휘발유 재고는 540만 배럴 증가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100만 배럴 증가의 5배가 넘는 수치다. 이에 미국 휘발유 선물 가격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원유 재고는 460만 배럴 감소하여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14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상승 대비 가장 가파른 프리미엄을 기록했는데 로이터는 공급이 충분하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도 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미 달러의 강세는 다른 통화보유자에게 석유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어 수요를 감소시킨다.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가 중국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의 경제 건전성과 향후 연료 수요에 대한 우려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의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론은 5일 연속 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OPEC+는 지난주 정책회의를 통해 내년 1월 하루 약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에 합의했다. 다만 이는 대부분 회원국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스톤X의 피오나 신코타 분석가는 "이번 합의에서 '자발적 참여'라는 요소로 인해 공급 감소가 실제로 발효될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