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등 국내업체 연 1500억대 관세절감 효과
휴대폰으로 TV를 볼 수 있는 DMB폰을 TV일까, 휴대폰 일까.
현행 제도상 유럽연합(EU)에 DMB폰을 수출할 경우 휴대폰으로 분류되면 관세는 0%를 적용받지만, TV로 분류되면 무려 14%의 관세를 부담해야 된다.
최근 유럽연합이 DMB폰은 TV가 아닌 휴대폰으로 봐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국내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회사들이 무거운 관세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1일부터 3일동안 산하 관세규정위원회를 열고 DMB폰을 관세율 0%인 일반 휴대폰과 동일하게 분류하도록 하는 안을 최종 승인해 지난 8월 7일자 EU관보에 게재했다.
그동안 휴대폰에 TV 수신기능이나 GPS(위성항법장치) 기능 등이 부가되는 경우 이것을 휴대폰으로 보는 한국 입장과는 달리 각각 TV(관세 14%)나 GPS(관세 3.7%) 등으로 취급해 관세를 부과하려는 EU와의 견해가 상충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의 고충이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8개국에 DMB폰을 수출하면서 이러한 품목분류 문제 때문에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약 1400만유로(250억원)의 관세를 부담했다.
특히 지난해 4월 독일에 수출한 DMB폰에 대해 독일세관당국이 관세율이 높은 TV로 분류하면서 제조업체들이 우리나라 관세청에 분쟁 해결을 요청하기에 이른 것.
이에 우리 관세청은 품목분류관련 국제분쟁을 해결하기위한 전담팀을 별도로 설치하고 지난 1년3개월여 동안 일반 휴대전화로 분류되도록 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고, EU와의 양자협상은 물론 세계관세기구(WCO)에 문의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 이번 분쟁이 극적인 타결을 맞게 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EU와의 휴대폰분쟁해결로 국내 업체들이 지금까지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는 관세환급액만 820만유로(약 150억원)에 달하며 올해 수출예정액까지 감안하면 연간 8700만유로(1560억원)의 관세부담을 덜게 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다기능 휴대폰 외에도 남아공과의 덤프트럭, 폴란드와의 드라이브 IC, 베트남과의 LCD모듈, 필리핀 및 중국과의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등 현재 총 4건의 국제 품목분류분쟁을 지원 중”이라며 “앞으로도 분쟁물품에 대한 성공적 타결을 이끌어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