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디지털세'를 전담하는 조직 몸집을 더 키웠다. 국세청은 4일 "지난해 12월 신국제조세대응반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다국적기업이 조세납부 의무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과세제도(디지털세)가 도입된데 따라 국내기업의 제도준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그간 기존 국제조세체계의 실효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적지 않았다. 경제의 디지털화로 인해 고정사업장을 기준으로 과세권을 결정하면서다. 국세청에 따르면, 다국적기업은 사업장 설립을 회피하고 저세율국에 소득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조세회피를 확대해왔다. 국제조세체계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나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논의된 게 디지털세다.
현재까지 ①고정사업장이 없이도 다국적기업의 소득에 대한 과세권이 매출이 발생한 시장소재국에 재배분하는 '필라 어마운트 에이(Amount A)'와 ②특정 국가에서 최저한세율(15%)보다 낮은 실효세율로 과세되는 경우 다른 국가에 과세권을 부여하는 '필라2 글로벌 최저한세'로 과세하도록 논의되고 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한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서 올해부터 시행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다국적기업(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이상의 연결재무제표 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 이상)은 별도의 신고서를 2026년 6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240여개 대기업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말 연결매출액까지 확인해야 하는 만큼, 내년 1월에나 대상 기업이 파악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글로벌 최저한세 대상 기업은 기존 법인세 신고와 다른 새로운 부담(별도 신고서 제출)을 지게 된다. 이에 국내기업이 규범을 준수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취지에서 만든 게 신국제조세대응반이다. 4급을 반장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곳에선 디지털세와 관련된 계획 수립·시행, 전산시스템 기반 마련, 국제논의 참여 등 업무를 맡는다. 종전까진 디지털세 관련 업무를 국제조세담당관실의 디지털대응팀(3명)에서 수행해왔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전세계 140개국 이상의 국가가 동시에 논의해서 도입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는 국가간 조세경쟁을 방지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국세청은 글로벌 최저한세 등 디지털세가 원활히 시행되어 기업들이 신고·납부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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