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
■ 대주주 주식 양도세가 뭐길래
주식을 팔아서 수익이 나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모든 투자자가 내는 것은 아니고, '대주주'만 양도세를 내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대주주는 연말 기준 종목당 10억원 이상을 보유했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소위 말해 '주식부자'만 세금을 내면 되는 셈이다. 이런 주식부자들은 양도차익의 20%(3억원 초과분부터는 25%)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2000년에는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이 종목당 100억원이었다. 이후 2013년 50억원, 2016년 25억원,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으로 점점 기준이 강화됐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주식 양도세 신고인원은 7045명으로 전년보다 1000명 늘어났다. 전체 개인 투자자의 0.05% 수준이다. 양도세액은 2조 983억원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 왜 논란인가
10억원대 주식부자들만 양도세를 낸다는데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식시장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연말에 10억원을 넘게 보유하는지가 과세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연말만 되면 대주주들이 주식을 바쁘게 팔아 버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일쑤였고, 소액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기준 완화에 찬성하는 이들은 기준이 완화되면, 이런 연말 매도 폭탄 현상이 사라져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침체된 증시에 활력을 줄 수 있고, 장기투자자들이 늘어 결국 소액투자자들에게까지 수혜가 내려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 역시 1400만명에 이르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부자감세' 논리를 펴고 있다. 굳이 0.05%에 해당하는 대주주를 위해 선심을 써야겠다는 것이다. 공매도 금지에 이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표심을 노린 정책이란 해석도 나온다. '세수부족'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올해 6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악의 세수펑크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런 정책이 올바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상목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금투협까지 움직여 상위 0.05%의 주식부자들과 고액자산가를 위한 대주주 기준 완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식양도세와 상속세까지 줄여려고 한다"며 "부자감세를 계속한다면 세수펑크는 계속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라고 질타했다.
향후 금투세 시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 금투세가 시행(2025년 시행 예정)되면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해진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대주주 요건은 사라지고 주식을 팔아 연 5000만원을 넘게 벌면 무조건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대주주 기준 완화가 금투세 폐지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양도세 기준 상향을 하루 빨리 발표하고 내년 총선까지 생각해 반드시 금투세 폐지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10억 → 50억
기획재정부는 21일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전면 폐지를 공약하고 세법개정안에 100억원으로 기준을 완화하는 안까지 발표한 윤석열 정부지만, 50억원 수준으로 완화 폭을 줄였다. 정부가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시행된다. 현재 상황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피하려면 12월 마지막 거래일(28일)의 2거래일 전인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국무회의 날짜 역시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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