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땐 금리차 3.49%…올해도 1%대
"일괄납부한 납세자가 되려 상대적 불이익"
납세자가 상속세(또는 증여세)를 납부할 현금자산이 당장 없을 때 국세청에 연부연납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때 납부할 세액에 더해 이자 성격인 '가산금'이 붙는다. 하지만 가산금의 이자율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보다 저렴하면서,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세금을 나눠 냈을 때의 기회비용에 더해, 금리 격차에 따른 추가 이익이 부여되면서다. 결과적으로 한 번에 세금을 낸 경우엔 상대적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내놓은 '2024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상속·증여세 연부연납가산금 이자율 산정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부연납을 신청하면 증여세는 최대 5년, 상속세는 최대 10년 동안 나눠서 세금을 낼 수 있다. 납부해야 할 증여세의 6분의 1(상속세는 11분의 1)을 법정 신고기한까지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을 매년 한 번씩 5년간(상속세는 10년간) 할부로 내는 것이다. 연부연납은 신청 당시의 이자율을 따른다.
올해 3월부터 국세환급가산금 이자율은 작년(1.2%)보다 오른 연 2.9%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수신금리를 고려, 변동이 있을 땐 매년 이자율을 고쳐왔다. 이 조치로 상속·증여세를 나눠 낼 때 붙는 가산금의 이자율도 변하게 된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법에서 연부연납가산금의 가산율은 국세환급가산금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중금리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수준의 가산금이 붙는다는데 있다. 2021년 이전까진 가산금 이자율은 시장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가산금 이자율은 2.1%로, 시장금리(1.85%)보다 높았다. 이듬해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시중금리 1.16%, 가산금 이자율 1.8%).
그런데 지난해엔 시장금리를 한참 밑돌았다. 평균금리가 2021년 1.19%에서 지난해 3.11%로 올랐는데도, 가산금 이자율은 1.2%를 2년(2021~2022년)째 유지했다. 작년 4분기만 떼어내서 보면 금리차는 무려 3.49%포인트에 이른다. 올 1분기 기준으로도 금리차는 1%(0.95%)에 육박했다.
예정처는 "낮은 수준의 가산금 이자율은 연부연납을 허가받은 납세의무자에게 있어 연부연납에 따른 기한의 이익 외에도 금리차에 따른 추가 이익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상속·증여세를 원칙에 따라 일괄 납부한 납세자가 오히려 상대적 불이익을 받는 것과 같으므로, 조세형평성에 반하는 측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2021년에 대규모 연부연납세액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상당 규모의 기회손실을 발생시켰다는 게 예정처의 지적이다.
예정처는 "납세자의 선택에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조세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연부연납가산금 이자율과 시중금리와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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