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동네에서 30년간 치킨가게를 운영한 A씨는 고민이 많다. 동네가 크지 않다 보니 경쟁 치킨집이 지금까지 없었으나 어느날 갑자기 바로 옆에 덜컥 생겼다. 동네 사람들이 경쟁가게보단 자신의 가게를 더 찾을 거로 생각했지만, 맛도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10% 정도 더 싼 경쟁가게를 더 찾았다.

A씨 가게와 경쟁가게는 결국 대대적인 출혈경쟁을 하게 됐다. A씨는 치킨 가격을 더는 낮출 수 없다고 판단해 치킨과 함께 자주 팔리는 '술'을 할인해 판매해 볼까 고민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동네 상인에게 이에 대해 물으니, 주류는 법과 관계된 부분이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련 공공 기관에 먼저 물어보라고 했다. 어떤 기관에 물어야 하는지 찾아본 A씨는 그 기관이 국세청이란 사실을 알았고 여기에 물어 명확한 답변을 얻기로 했다.

주세법은 주류 제조·저장 또는 판매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국세청에 위임했다. 국세청은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를 통해 주류 제조자 및 판매업자가 주류를 거래할 때 준수해야 할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Q. 치킨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맥주와 같은 술도 함께 팔고 있는데, 도매상에게서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아도 문제가 안 될까요?

A. "구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할인해 판매 가능"

A씨의 질의에 대해 국세청은 "음식점 등 주류 소매업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주류를 주류 제조업자나 도매상에게서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할인해 판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염가판매와 가격할인과 관련해 본인이 부담했거나 부담할 비용을 거래처에 전가해 수수하는 행위같이 건전한 주류거래질서를 저해하는 경우에는 안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서 주류 소매업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하면서 '주류를 실제 구입 가격 이하로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국세청은 '소매업자는 소비자에게 술을 구입 가격 이하로 팔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놨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당 고시는 술을 무자료로 판다든지 가짜 술을 판다든지 그런 것을 막기 위한 규제"라면서 "유통질서 문란은 보통 도매에서 발생하지 소매에선 발생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 물가상승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매에서는 주류가 구매가 이하로 판매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권해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소비-2239]

[관련법령]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제2조 (주류 제조･판매업자의 준수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