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고소득 사업자의 탈세 행위가 끊이지 않자 국세청이 칼을 들이댔다. 국세청은 사익편취로 서민층에게 피해를 주면서 세금을 탈루한 스타강사·프랜차이즈업주· 불법 대부업자 등 사업자 246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조사로 추징된 탈루세금은 2200억원에 달한다.
◆…본인이 수취해야 할 인세 등을 가족이 주주인 특수관계법인에 귀속시켜 가족에게 우회 증여한 스타강사의 탈세 사례.(자료 국세청)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켜 고수익을 누리는 학원·강사가 주요 조사 타깃이었다. 국세청이 밝힌 탈루유형을 보면 일부 학원사업자는 엄청난 수익을 누리면서도 학원 자금을 마치 개인의 지갑처럼 유용하고, 가족의 부를 늘리는데 이용했다. 국세청은 "일부 스타강사들은 수험생들의 기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유명세와 고수익을 누리면서도 법인에 소득을 분산하는 방법 등을 탈루했다"고 설명했다. 고가 미술품, 명품 의류 등 개인 사치품 구입비를 사업경비로 처리한 경우도 있었다.
#. 대부업자 B씨는 전국적인 피라미드 조직을 결성해 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 9000%가 넘는 고금리로 돈을 빌려줬다. 조직원이 수금한 이자소득은 신고하지 않았고, 이런 돈으로 요트 등을 차명으로 구입하며 호화생활을 누렸다. 프랜차이즈 업체 사주 C씨는 생계형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교육비 등 여러 명목으로 대금을 착취했다. 이 대금은 매출 신고를 누락하고, 가족이 운영하는 가맹점에서는 받아야 할 로열티 대가를 미수취했다.
주식·코인 리빙당 운영자 등 105명 세무조사 착수
◆…미등록 PG사를 이용해서 고액의 유료 회원비를 신고누락하고, 명품 구입비·해외 호텔비를 법인비용으로 계쌍한 주식 리딩방 운영업자 사례.(자료 국세청)
국세청은 민생침해 탈세 혐의자 105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도 했다. 조사대상자는 주식·코인 리딩방 운영업자(41명), 코로나 호황 병·의원 및 가담 업체(12명), 불법 대부업자(19명), 생활밀접 분야 폭리 탈세자(33명) 등이다. 국세청은 "지속적인 민생침해 탈세 대응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업자의 경우 여전히 서민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배 불리기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유형별로 보면 주식 리딩방 운영업자는 '수익률 300% 보장'·'미공개 폭등 작전주 정보' 등 허위광고로 개미투자자들이 VIP 멤버십에 가입하도록 유도했고, 억대에 이르는 고액 회원비를 챙겼다. 이 돈은 미등록 PG사로 수취해서 매출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민과 영세사업자의 절박함을 악용해서 탈세하는 불법 대부업자도 있었다. 겉으로는 명망 있는 지역유지로 활동하면서 고리 사채업으로 얻은 이자 수입은 신고하지 않았다.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상대로 법정이자율을 훨씬 초과하는 고금리로 단기대여 후, 담보로 잡은 기업체 주식으로 연체이자를 추심해서 경영권을 빼앗기도 했다.
국세청은 "악의적이고 지능적인 탈루행위에 대해서는 금융거래 현장확인, 포렌식 등 모든 세무조사 수단을 활용해서 탈루 세금을 추징하겠다"며 "조세포탈 또는 세법질서 위반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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