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0일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실적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대"라며 "해외 가상자산 계좌가 최초로 신고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5억원 이상인 해외금융계좌 신고자 수가 1년 사이 3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투자자가 신고한 금액도 186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해 기준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해외 금융계좌 잔액 합계액이 매달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원을 넘겼다면 관련 계좌정보를 국세청에 신고(2022년 기준, 6월 30일까지)해야 한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인원은 법인과 개인을 더해 5419명으로, 지난해(3924명)보다 38.1% 증가했다. 신고금액은 전년(122조4000억원)보다 191.3%나 늘어난 186조4000억원이었다. 신고인원과 금액 모두 역대 가장 큰 규모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가 시행된 첫해와 비교했을 땐, 신고인원은 932%(4894명)·신고금액은 1521%(174조9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국세청은 "올해 신고인원과 신고금액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해외 가상자산 계좌가 최초로 신고대상에 포함된 제도개선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가상자산계좌 신고자(개인·법인)는 1432명으로, 신고금액은 130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신고자산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신고금액의 70.2%를 차지한다.
신고자산별로는 예·적금계좌 등 가상자산계좌를 제외한 신고대상인 해외금융계좌의 신고금액은 8조4000억원이 줄었다. 예·적금, 집합투자증권, 파생상품 계좌 신고금액은 모두 소폭 상승했지만, 주식계좌 신고금액이 11조6000억원 줄어들면서다. 이는 지난해 해외주식 시장 불황에 따른 보유주식 평가액 하락 등으로 주식계좌 신고금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료 국세청)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개인의 주식계좌(가상자산 제외) 신고금액이 8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개인신고 주식계좌의 61.1%를 차지하는 규모다. 주식계좌 규모는 싱가포르(1조1000억원), 홍콩(1조1000억원), 일본(7000억원), 영국(5000억원) 순이었다. 법인으로 따져도 신고금액은 미국(9조9000억원)이 가장 많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예·적금, 주식, 집합투자증권은 미국 계좌에 보유한 신고금액이 가장 크나, 파생상품의 경우 영국 계좌에 보유한 것으로 신고된 금액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50대(26.8%)에서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40대(26.2%)·60대(25.6%) 저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고금액만 따지면 30대(29.9%)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1인당 평균 신고금액은 30대 94억6000만원, 20대 이하 79억9000만원, 60대 이상 48억4000만원 순이었다. 해외 가상자산계좌를 신고한 개인은 30대(40.2%)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신고금액 역시 30대(64.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땐 과태료 폭탄
국세청은 국가간 정보교환, 외국환 거래자료, 유관기관 통보자료 등을 활용해 미신고 혐의자를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까지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자 637명을 적발하고, 이들에 대해 과태료 2157억원을 부과했다. 이러한 의무를 어겼다가 적발됐을 때는, 미(과소)신고금액의 최대 20%에 상당하는 과태료 폭탄을 맞는다.
계좌 신고의무 위반금액이 50억원을 넘기면 통고처분 또는 수사기관 고발을 통한 형사처벌을 받거나 인적사항이 공개될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까지 93명을 범칙처분, 7명의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올해 신고기한(6월30일) 이후에 미(과소)신고 계좌를 자진해서 수정신고(또는 기한 후 신고)한다면, 신고 시점에 따라 미(과소)신고 금액의 90%까지 과태료가 감경되며, 명단공개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과태료 부과를 미리 알고 신고하는 경우엔 감경되진 않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통한 잠재적인 세원 잠식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세청을 포함한 전 세계 과세당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 내역 등의 정보교환 보고 규정에 따라 정보교환을 준비 하고 있다"며 "신고대상자는 해외 가상자산계좌도 성실히 신고해달라"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