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세무사(한국세무사회 국민의 세무사TF)가 19일 조세일보 주최로 열린 '기업 경쟁력 강화와 납세환경개선을 위한 세제개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인민원 기자)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존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속세를 '복지세'로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시적으로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보유세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한우 세무사(한국세무사회 국민의 세무사TF)는 19일 오후 2~5시 조세일보와 한국납세자연합회·한국조세정책학회 공동주최로 서울시 여의도 한경협회관 콘퍼런스센터 2층 사파이어홀에서 열린 '기업 경쟁력 강화와 납세환경개선을 위한 세제개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가해 이 같이 밝혔다.
상속세는 상속재산에 대해 부과하는 조세로, 부의 집중을 시정하고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부당한 이중과세와 도덕적 부당성, 기업 보호와 부자 해외이탈 등의 문제점을 지닌다는 측면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세무사는 제 2세션 주제인 '기업승계 및 상속세 정상화 방안'에 대해 상속세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돼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변천사를 겪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원래 군주의 승인을 얻기 위한 대가로 지급되던 제도에서 시작해, 오늘날에는 부의 재분배와 빈부 격차 완화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세금으로 발전했다"면서도 "상속세가 부당한 이중과세와 도덕적 부당성, 기업 보호와 부자 해외이탈 등의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세무사는 상속세 문제를 '자본이득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부의 집중이 계속될 수 있어 '복지세'를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상속세 존폐에 대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데, 한 가지 가능성이 있는 것은 상속세와 같은 금액의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자본이득세를 상속세율과 같이 높은 누진세율로 과세한다면 상속세 존폐의 대립 구조를 어느 정도는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세무사는 "현재 양극화 현상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대다수가 부의 집중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더라도 상속 직전에 재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경우 또는 상속받은 재산을 영원히 매각하지 않는다면 세금 없는 부의 무상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부의 재분배 효과와 빈부격차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상속재산에 대해 일시적으로 상속세를 부과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보유세로서 '복지세'라는 세목으로 상속재산에 대해 매년 1~2%의 세율로 과세해 그 재원을 계속해서 복지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세무사는 상속세 폐지에 대한 과세 재원으로 '탄소세'를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세무사는 "유럽이 2026년 탄소 국경세를 도입해 탄소세가 부과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 일종의 관세 형태로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에 대한 대응 측면과 상속세 폐지에 대한 새로운 과세 재원으로서 탄소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탄소세가 부과되면 유럽에서 탄소 국경세가 과세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입장에서도 추가로 세금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법인세, 단일세율로 개편하고 간단·명료하게 바꿔야"
한편, 제 1세션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세제 개선방안'에 대해 이 세무사는 현행 법인세가 4단계 누진세율이라 간단하고 명료하지 않아 초과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며 단일 세율로 개편해 명료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세무사는 "법인세는 형식상 납세의무자는 법인이지만 법인의 소득은 최종적으로 개인에 귀속된다"며 "법인세로 공평성을 실현하는 것은 법인이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닌 이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인세의 경우, 형식상 법인이 납세의무자이지만 법인의 소득은 결국 주주나 투자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법인세를 통해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
이 세무사는 "법인세는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와 함께 재정수입 확보에 중요한 세목으로써 공평하고 비효율을 최소화하면서 명확해야 한다"며 "공평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소득세와 달리 효율성에 중점을 둬 초과부담이 적게 발생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행 법인세제는 4단계 누진세율이자 최고세율이 24%로 규정돼 있어 많은 초과부담을 유발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조세 명확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율을 낮은 단일 세율로 개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OECD 주요국은 대부분 단일세율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법인세의 효율성을 추구해 초과부담이 적게 발생하고 법인의 국제경쟁력 및 투자 효과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세무사는 토지 등 양도차익 추가 과세, 투자·상생협력 촉진 과세 특례 등이 법인세를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법인세제는 토지 등 양도차익과 투자·상생협력 촉진을 위한 추가 과세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법인세가 최종적으로 개인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공평성을 추구하는 것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지 등 양도차익 과세 및 투자·상생협력 과세특례는 폐지해 법인세제를 간단·명료하게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세무사는 모든 기업에 대해 이월결손금 공제를 100%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이월결손금 공제 제도는 법인이 과거에 발생한 결손금을 현재의 과세소득에서 공제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재 법인세법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해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를 100%로 적용하고,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은 80%를 한도로 적용하고 있다.
그는 "계속적 이익 기업과 이익과 손실이 계속되는 기업은 일정 기간의 소득금액 합계가 같아도, 후자에 더 많은 법인세가 과세돼 과세 공평성이 침해된다"며 "중소기업 여부와 관계없이 이월결손금 공제를 100%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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