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세무사회 전경.(사진 조세일보DB)
국회 입법조사처는 14일 내놓은 '세무사 전관예우 방지규정의 현황·쟁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정한 공직퇴임세무사의 세무대리 수임을 제한하는 규정이 실효적이지 못할 우려가 있다이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2018년 12월, 세무사법의 개정이 이루어졌다. 세무사가 세무대리를 시작하기 위해 등록하는 세무사등록부에 '공직퇴임세무사 여부'를 기재하도록 하고, 세무대리의 수임을 위해 세무공무원과의 연고 관계 등을 선정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담고 있다.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의 전관예우와 전·현직간 유착 등 비위 행위를 막기 위해서였다. 2021년에는 '퇴직 전 근무한 세무관서 등과 관련된 세무대리의 수임을 제한(1년)'하는 더 강도 높은 규제를 가했다. 수임 제한 대상자는 5급 이상 공무원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에도 여전히 '세무사 전관예우'를 막기엔 부족하다는데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직퇴임세무사의 수임이 제한되는 세무대리의 범위에 '조세에 관한 신고', '조세에 관한 상담·조언' 업무가 빠져있다. 보고서는 "수임제한 범위에 세무사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조세에 관한 신고 등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입법 취지를 몰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했다. 변호사, 관세사의 경우에는 퇴직한 공무원이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업무의 수임이 제한된다.
수임을 제한받는 대상자도 좁다. 현재 일선 세무서에서 의사결정권이 있는 자리는 세무서장(3급 또는 4급)과 세무서 과장(5급)이다. 이 때문에 규제 대상을 5급 이상의 직급으로만 삼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관예우는 연고 관계 등 전·현직간 유착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단 시각도 짙다. 게다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운영하는 재산등록제를 보면 그 대상자는 일반직 공무원은 4급 이상인데 반해, 세무공무원은 '5급 이하 7급 이상'까지다.
보고서는 "세무사 전관예우 근절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공직퇴임세무사의 수임제한 업무범위에서 조세에 관한 신고 등을 포함하고, 수임제한 대상자를 5급 이상 공무원 출신 세무사에서 7급 이상 공무원 출신 세무사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직퇴임세무사에게 업무실적내역서 작성·제출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넘어, 한국세무사회가 업무실적 내역서를 검토해 위법행위 등을 조사하도록 하는 명문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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