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청이 사실상 징수를 포기한 '정리보류액'이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국세청이 정리보류 한 국세가 해마다 조(兆)단위씩 쌓이고 있다. 많게는 한 해 8조원을 넘어선다. 정리보류액은 사실상 '징수를 포기한 세금'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이렇게 쌓인 정리보류액은 최근 10년(2013~2022년)간 75조원에 달한다. '역대급 세수펑크(세입예산보다 걷히는 세금이 부족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만 제대로 걷어도 세수 걱정은 덜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리보류액은 6조93억원으로, 2021년(6조1589억원)과 비교해 2.4% 감소하는데 그쳤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국세청이 정리보류한 체납액은 총 74조6932억원에 달한다.
정리보류란 일정한 사유의 발생으로 인해 부과한 조세를 징수할 수 없다고 인정될 경우, 일시적으로 징수 활동을 보류하는 조치를 말한다. 추척불가,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사실상 국세청이 징수를 포기한 세금으로도 불린다.
국세 정리보류 규모는 매년 6조~8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2013~2014년 7조원 대였던 정리보류 규모는 2015~2016년 다시 8조원 대로 늘어났다가 이후 다시 7조원대로 낮아졌다. 정리보류로 분류되어 징수절차가 중단된 이후 5년(5억원 이상은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면서 더 이상 징수할 수 없는 세금이 된다.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
최근 10년간 정리보류액이 가장 많았던 곳은 중부청(26조9297억원)이었다. 작년 한 해 기준으로도 중부청이 2조원(1조9389억원)에 달해 가장 많았다. 서울청(작년)이 1조3112억원, 인천청이 815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방청 가운데 중부청과 대전청만이 전년보다 정리보류액이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띈다. 중부청과 대전청(5079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4.24%, 6.46% 증가했다. 반면 대구청(2993억원)은 전년대비 22.08% 줄어 7개 지방청 중 가장 감소 폭이 컸고, 2위는 광주청(3543억원)으로 전년대비 18.16% 줄었다.
유동수 의원은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세청이 매년 강제징수를 포기하는 6~8조원의 국세는 매우 아쉽다"며 "징수 관리만으로도 세입을 늘릴 수 있는 만큼, 국세청이 정리보류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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