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 해 정부가 세금을 깎아주는 혜택(조세지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세감면액은 77조원을 넘어선다. 깎아주는 것보다 걷히는 세금의 양이 더 적으면서 감면율은 크게 오른다. 현행법에서 규정한 감면 한도를 초과하는 규모다.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조세지출 예산서'에 따르면, 내년 국세감면액 전망치는 77조1144억원이다. 이는 올해 전망치보다 약 7조6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재도입, 자녀장려금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국가재정법에선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 한도 이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를 두고 있는데, 내년은 이를 지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수입 대비 감면액 비율인 국세감면율은 16.3%다. 직전 3개 연도 국세감면율 평균치에 0.5%포인트를 더해 구한 국세감면 한도(14.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기재부는 "국세감면율 전망치 상승은 국세수입총액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을 394조9465억원으로, 올해(428조6370억원, 전망치)보다 7.8%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 국세감면액은 69조4988억원으로, 법정한도(14.3%)를 밑돈 13.9%로 전망된다. 조세지출 항목으로는 연구개발(R&D)세액공제 증가,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감면액은 작년(63조5484억원)보다 6조원 늘었다.
정부가 내년 개인을 대상으로 감면해줄 세금(45조9958억원)의 66.6%는 중·저소득자에게 돌아간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0조6125억원에 달한다. 중·저소득자의 수혜 비중은 지난해 68.3%에서 올해 66.0%로 하락했다가 내년 66.6%로 소폭 오른다. 반면 고소득자 수혜 비중은 올해 34.0%에서 내년 33.4%로 떨어진다.
자산이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이 받는 비과세·감면 혜택은 증가세다. 대기업은 내년 6조6005억원 규모의 세금을 감면받을 예정인데, 올해(4조3727억원)보다 2조원 넘게 늘어난 규모다. 이 조치로 전체기업 대비 대기업 수혜 비중은 올해 16.9%에서 내년 21.6%로 뛰어오른다. 반면, 중소기업 수혜 비중은 같은 기간 69.1%에서 63.4%로 내려앉는다. 기재부는 "중소·중견기업은 고용지원 조세지출 확대, 대기업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R&D·투자세액공제의 영향으로 감면액이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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