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대 가운데 부모로부터 1억원 이상의 결혼비용을 지원받아 증여세를 냈다면 최소 상위 14%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자금이 부족해 결혼을 미루는 현세대의 어려움을 반영해 법 개정을 한다는 입장인데, 이러한 혜택은 자산이 많은 상위층에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국세청 제출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부모로부터 1억원 이상 증여를 받아 결혼한 30대는 2만7668명으로 추정됐다. 통계청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30대는 남녀 합쳐 19만3600명인데, 1억원 이상 증여를 받은 2만7668명이 모두 결혼한 뒤 증여세를 납부한 경험이 있다면 이들은 상위 14.3%에 해당한다.

장혜영 의원실은 현재 국세청이 증여세 신고 시 수증자의 결혼 관련성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아, 해당 분석에 모든 증여를 부모의 결혼비용 증여에 의한 것이라고 간주했다면서도 만약 30대 증여건 절반만이 결혼비용 증여라면, 혼인한 30대 가운데 7.1%만 증여세 납부 경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의원실은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녀에게 결혼비용을 지원하면서 증여세를 낼 만한 저축성 금융자산을 보유한 가구는 상위 13.2%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번 국세청 자료 분석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장 의원은 "혼인공제 확대는 부유층의 대물림 지원 정책일 뿐 서민들의 결혼 지원과는 아무 관계 없다"며 "세대 간 소득 이전은 부모와 자식 간 문제로 맡겨둘 일이 아니라 조세와 복지, 교육과 산업정책이라는 사회의 역할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