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세청)
국세청이 외부에서 선임한 대리인(변호사 등)들을 앞세워 납세자들과 벌이는 '세금전쟁'에서 영 맥을 못 추고 있다. 국세청 내 송무 분야 변호사(특채), 직원들로 꾸린 조세소송에서 패소한 비율보다 외부 대리인을 선임했을 때의 패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2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조세소송 전체 패소율은 12.0%로, 전년(11.1%)과 비교해 소폭 올랐다. 현재 국세청은 조세소송의 90% 이상을 국세청 내부에서 자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고액사건이나 법리·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에 대해 국세청을 대신해 소송을 수행할 대리인을 선임하고 있는데,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리인들이 수행한 소송의 패소율은 41%로, 국세청의 자체수행에 따른 패소율보다 3배 이상 높다. 2021년(39.4%)과 비교했을 때도 패소율은 높아졌으며, 이러한 증가 추세는 3년째다. 작년 소송수행비용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80억8300만원이었다.
◆…(대리인 선임 소송 현황, 자료 국세청)
특히 소송 가액이 높아질수록 패소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외부 법조인력을 투입해 송무국(서울지방국세청 산하)을 만든 명분이 무너진 모양새다. 작년에 제기된 1억원 미만 조세소소의 패소율은 6.6%에 불과했으나, 100억원 이상 고액 사건의 패소율은 50.0%에 달했다.
대형 로펌(광장, 김앤장, 세종, 율촌, 태평양, 화우)과의 고액 소송(50억원 이상)에서의 패소율은 44.2%로, 전년(28.0%)보다 크게 늘었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20% 중후반 수준의 패소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액 소송에 대한 과세당국의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국세청이 소송에서 졌다면 추징세액을 토해내는 것은 물론, 지연이자에 상대방 소송비용까지 물어야 한다. '확정채무지급 사업' 예산으로 이를 대비하는데, 작년 국세청은 패소소송비용만 42억12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세청에 소속된 내부 변호사의 평균 재직기간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3.7년으로 비교적 짧고 신규 변호사 채용공고에 대한 지원률도 낮아, 내부적으로 전문성을 유지·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 변호사의 채용방식이나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평균 재직기간을 연장함으로써 국세청의 자체적인 소송 대응 역량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세청은 '부실과세 책임자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소송 결과를 직원의 성과에 직접 반영하는 성과평가제도를 도입할 경우, 담당 공무원의 정당한 과세 업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없도록 제도의 효과성·적정성을 검토하고, 검증 및 평가 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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