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올해 말 일몰(폐지)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 제도가 대부분 '생명 연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증세(增稅) 논란이 나올 때마다 '크고 작은 조세지출 제도들을 정비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상당수 제도가 보완 작업(재설계)을 거치지 않고 단순 연장될 전망이다.
27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3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는 71개(일몰 64건, 부분일몰 7건)로, 이 중 일몰이 종료되는 제도는 6개에 불과하다. 조세지출 제도 폐지율은 8%로, 작년(세법개정안 기준 74 항목 중 10개, 13%)보다 더 떨어졌다.
정책목표를 달성했거나 조세지출 지원 실적이 미미한 제도가 폐지 대상이 된다. 구체적으로 알뜰주유소 전환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사업전환 무역조정지원기업에 대한 과세특례, 천연가스 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기업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의 면제 등 제도를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일몰이 되지 않고 일부 손질되는 제도(재설계)는 7개다. 공모리츠·부동산펀드로부터 3년간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 투자액 5000만원을 한도로 9%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투자일로부터 3년 이내 환매·해지 시 감면세액을 토해내야 한다. 개정안은 다른 공모리츠·부동산펀드로 전환가입 후 보유기간 합계가 3년을 넘겼을 땐 추징을 제외하도록 했다. 신용카드 등의 사용에 따른 세액공제 대상 결제수단도 추가됐다(판매 대행·중개자가 제출하는 월별 거래 명세).
그러나 이렇게 보완 작업도 없이 단순하게 일몰기한이 연장된 제도가 58개다. 통합고용세액공제(정규직 근로자 전환 세액공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지원"이,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해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부분은 "중소기업 인력지원"이 연장 사유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이렇다 할 손질이 없어 '조세지출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 비과세·감면 제도에 따라 세금이 감면되는 규모는 70조원(69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3월 이런 내용의 '2023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일몰기한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제도는 원칙적으로 종료 또는 재설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말 일몰 도래 조세지출 정비·재설계·연장 현황, 자료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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