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장)

최근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용근 석성장학회 이사장(석성세무법인 회장·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이 구절을 인용하며 "어릴 적 반듯이 살긴 했으나 가난으로 제대로 공부하지 못 한 게 한이 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착하게 사는 학생들이 착실히 공부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석성을 운영하며 재단법인 석성장학회와 사단법인 석성1만사랑회 등 두 개의 사회봉사단체를 직접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석성장학회는 지난 1994년에 세워진 이래로, 지금까지 총 4600여 명의 학생에게 32억원을 후원했다. 아울러 지난 2021년에는 재단법인 규모가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한 해 약 3억원을 후원하고 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나눔과 섬김을 스스로 실천하면서도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맡겨주신 기적 같은 일이 아니겠냐는 조 이사장을 만나 석성장학회 창립 배경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들어봤다.

◆ 아내의 한 마디, 가난 그리고 예수님의 가르침. 
1994년은 공무원 재산등록제가 처음 시행될 시기. 조 이사장은 이 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내와 논의했다.

"우리 집사람이 간디(간덩이)가 좀 부은 여자다. 점포나 하나 차려서 애들 학원비나 좀 대주자 할 줄 알았는데, 아내가 '우리 이름으로 된 게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생뚱맞기도 하고 당황스러워 고민하다가, 그래 아버지와 어머니 가운데 이름을 따서 '석성'장학회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석성장학회의 시작은 아내의 말 한마디에 시작했으나 그에겐 '가난'과 '신앙'이라는 두 가지 배경이 더 있었다.

"아버지가 돈 벌러 일본에 나간 상황에서 6.25전쟁이 터져 어머니와 형, 누나, 남동생 다섯이 괴나리봇짐을 지고 경남 의령의 외가로 피난을 가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곳에서 동생과 나는 영양실조에 걸렸고, 동생은 그 탓에 죽고 나는 가족들이 잡아준 들쥐 50여 마리를 먹고 살아났다. 형편이 학교 다닐 처지가 못 돼 정말 학교에 다녀야 하나 싶기도 한데, 부모님은 형과 누나에게 희망을 품었고, 여기에 여동생 둘도 있다 보니 취직하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때 가정교사에 신문 배달, 복조리 장사 등을 하는 등 공부하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오랜 신앙생활을 한 조 이사장은 '나눔과 섬김'을 강조하며 재단 설립 배경에는 가난도 있었지만 신앙적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예수님이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고 하셨는데 오늘날 기독교는 그러지 못하다. 요즘 사람은 자기만, 돈만 사랑하는데 너무 지나쳐. 이같은 극단적인 이기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것을 사회적 약자에게 나눠줘야 한다. 내 어릴 적 교무실에 불려 가 등록금 때문에 시달림을 받은 생각을 하면 너무 괴로웠다. 그래서 나와 같은 일을 겪는 학생들이 더는 없어야겠다고 생각해, 예수님 말씀처럼 장학회를 설립하기로 결단했다"

◆ 암 투병 국세공무원의 유언..."아들아, 석성장학회를 찾아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