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세부담 높고, 가업승계때 특례 있지만 유명무실…"상속세제 고쳐라"	2023.05.11
한경연, '기업승계 상속세제 문제점·개선방향'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 OECD서 1위 가업상속공제 활용, 獨의 100분의 1 불과 "세율인하, 최대주주할증평가 폐지 필요해"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OECD 회원국 공동 1위"라며 "상속세제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 모습.(사진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공동 1위라고 한다. 이러한 과세체계를 고려할 때 기업과 국가 경제의 지속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율을 낮추는 등 상속세제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1일 내놓은 '현행 기업승계 상속세제의 문제점·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은 2020년 0.5%로, OECD 회원국 가운데 3위였다. 이듬해(2021년, 0.7%)에는 0.2%포인트(P) 오르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프랑스, 벨기에만이 같은 수준의 세금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 직계비속에 대한 기업승계 관련,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최대주주 주식 할증 과세'를 적용하면 최대 60%의 세율처럼 적용받아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매우 과중하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만 최대주주에게 획일적인 할증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주식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세법상 실질과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 연구위원은 "기업승계 시 상속세는 기업실체의 변동없이, 단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세로서 기업승계시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기업들로서는 상속공제를 통해 가업을 승계하고 싶지만, 사전·사후 관리 요건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제도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이용 건수는 95.7건이었다. 공제금액으로는 3000억원(2967억원)이 안 된다. 이런 제도가 활성화된 독일은 연평균 1만308건, 공제금액은 163억 유로(한화 약 23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건수는 독일의 100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임 연구위원은 "가업상속공제의 적용대상, 대표자 경영기간, 업종유지, 자산유지 등 사전·사후요건이 까다로워 활용하려는 기업인이 적고 실제 공제금액도 작아서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2022년 세법개정 시 사전·사후 요건을 완화한 점은 바람직하지만, 적용대상을 중견기업 일부까지만 확대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임 위원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해야만 일자리와 소득 창출이 가능한데, 현재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율과 실효성 없는 가업상속공제라는 징벌적인 상속세제 하에서는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승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부담이 큰 상속세의 재원조달 방안으로 배당확대도 거론되고 있지만 지나친 배당은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주식 매각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경영권 승계·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장기적으로는 상속세율을 낮추고, 최대주주할증평가를 폐지하는 식으로 정책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다. 정부는 상속세 과세체계를 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고, 여기에 공제액을 올리는 식으로 개편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손질만으로는 기업승계를 활성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경연은 우선 상속세율을 인하하고, 추후 기업승계에 한정해서 '자본이득과세'가 도입된다면 기업승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자본이득과세는 생전에는 높은 소득세율로 과세하면서 무상 이전되는 자산만 세금을 매기는 구조다. 기업 대주주가 주식(300억원, 취득가액 100억원)을 상속하는 시점에 과세하지 않되, 상속인이 해당 자산을 500억원에 매각했을 때 차액인 400억원에 대해서만 과세(양도소득세)하게 된다. 임 연구위원은 "중소·중견기업의 활성화 및 대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선순환을 위해 우선 국제적으로 높은 상속세율(50%)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보다 조금 높은 30%까지 인하하고, 최대주주할증과세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인 대안으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인 상속세를 폐지하고 동시에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가액 과세)의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추후 상속자산 처분 시 사망자와 상속인 모두의 자본이득에 과세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부담 높고, 가업승계때 특례 있지만 유명무실…"상속세제 고쳐라"

2023.05.11

한경연, '기업승계 상속세제 문제점·개선방향'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 OECD서 1위 가업상속공제 활용, 獨의 100분의 1 불과 "세율인하, 최대주주할증평가 폐지 필요해"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OECD 회원국 공동 1위"라며 "상속세제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 모습.(사진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공동 1위라고 한다. 이러한 과세체계를 고려할 때 기업과 국가 경제의 지속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율을 낮추는 등 상속세제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1일 내놓은 '현행 기업승계 상속세제의 문제점·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은 2020년 0.5%로, OECD 회원국 가운데 3위였다. 이듬해(2021년, 0.7%)에는 0.2%포인트(P) 오르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프랑스, 벨기에만이 같은 수준의 세금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 직계비속에 대한 기업승계 관련,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최대주주 주식 할증 과세'를 적용하면 최대 60%의 세율처럼 적용받아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매우 과중하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만 최대주주에게 획일적인 할증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주식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세법상 실질과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 연구위원은 "기업승계 시 상속세는 기업실체의 변동없이, 단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세로서 기업승계시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기업들로서는 상속공제를 통해 가업을 승계하고 싶지만, 사전·사후 관리 요건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제도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이용 건수는 95.7건이었다. 공제금액으로는 3000억원(2967억원)이 안 된다. 이런 제도가 활성화된 독일은 연평균 1만308건, 공제금액은 163억 유로(한화 약 23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건수는 독일의 100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임 연구위원은 "가업상속공제의 적용대상, 대표자 경영기간, 업종유지, 자산유지 등 사전·사후요건이 까다로워 활용하려는 기업인이 적고 실제 공제금액도 작아서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2022년 세법개정 시 사전·사후 요건을 완화한 점은 바람직하지만, 적용대상을 중견기업 일부까지만 확대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임 위원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해야만 일자리와 소득 창출이 가능한데, 현재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율과 실효성 없는 가업상속공제라는 징벌적인 상속세제 하에서는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승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부담이 큰 상속세의 재원조달 방안으로 배당확대도 거론되고 있지만 지나친 배당은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주식 매각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경영권 승계·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장기적으로는 상속세율을 낮추고, 최대주주할증평가를 폐지하는 식으로 정책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다. 정부는 상속세 과세체계를 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고, 여기에 공제액을 올리는 식으로 개편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손질만으로는 기업승계를 활성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경연은 우선 상속세율을 인하하고, 추후 기업승계에 한정해서 '자본이득과세'가 도입된다면 기업승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자본이득과세는 생전에는 높은 소득세율로 과세하면서 무상 이전되는 자산만 세금을 매기는 구조다. 기업 대주주가 주식(300억원, 취득가액 100억원)을 상속하는 시점에 과세하지 않되, 상속인이 해당 자산을 500억원에 매각했을 때 차액인 400억원에 대해서만 과세(양도소득세)하게 된다.

임 연구위원은 "중소·중견기업의 활성화 및 대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선순환을 위해 우선 국제적으로 높은 상속세율(50%)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보다 조금 높은 30%까지 인하하고, 최대주주할증과세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인 대안으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인 상속세를 폐지하고 동시에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가액 과세)의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추후 상속자산 처분 시 사망자와 상속인 모두의 자본이득에 과세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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