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성탄 축하 온가족 연합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사진 연합뉴스)
목사, 승려 등 종교인들이 한 해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이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 십년 논란 끝에 과세제도가 세법에 도입되긴 했지만, 종교인들에 대한 '세금 특혜'는 여전히 남은 셈이다.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크게 낮춰주는 종교인 과세제(공제제도 등)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종교인 과세의 실효세율은 0.7%로 집계됐다. 실효세율은 각종 공제와 감면 후 실제로 낸 세금의 비율을 말한다. 같은 기간 일반 근로소득자의 평균 실효세율은 6.5%였다. 단순하게는 소득이 같더라도 종교인은 일반 근로자보다 10분의 1 수준의 세금 부담만 안고 있는 것이다.
2021년 한 해 8만3868명의 종교인이 원천징수와 종합소득을 합해 1조5944억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각종 필요경비나 소득공제를 제외하고 실제로 납부한 세액은 110억원(실효세율 0.7%)에 그쳤다. 종교인 1인당 납부세액은 13만1194원이다. 전체 근로소득자(1995만명)의 총급여는 807조1988억원이며, 납부세액은 52조6986억원이었다.
◆…(자료제공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
종교인들의 세금 부담이 낮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소득신고액이 적기 때문이다. 종교인 1인당 소득신고액은 2020년에는 1843만원, 2021년에는 1901만원으로 근로소득자 평균인 4044만원(2021년)의 절반 수준이다. 2021년 종교인소득 신고인 중 실효세율이 1% 미만인 해당자는 전체의 96.6%인 8만1045명에 달했다.
종교인들은 일반 근로자들과 달리 기타소득과 근로소득 중 하나를 골라 신고할 수 있는 부분도 한몫한다.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경우 필요경비율이 80%까지 인정돼 원천징수액이 줄어든다. 2021년에는 신고 종교인 중 92.3%인 7만7427명이 기타소득으로 신고했다. 이들의 평균경비율은 70.3%로, 근로자 평균 근로소득공제율(2021년, 23.7%)을 크게 웃돈다.
게다가 종교활동비 명목 비용을 별도로 과세대상에서 빼주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종교활동비 신고 규모는 2만572명, 총 1489억원에 달해 1인당 평균 579만원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다. 종교인 과세제의 실효세율을 크게 낮추는 영향을 준다.
이러한 제도적 특성으로 한 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근로소득자와 같더라도 종교인은 세금을 더 적게 낼 수밖에 없다. 실제 총급여가 2000~4000만원인 근로소득자 실효세율은 0.8%인데, 종교인 기타소득 신고에 대한 같은 구간 실효세율은 0.3%다. 고소득일수록 세금 부담 차이는 처진다. 6000~8000만원 구간에서는 근로소득자는 5.4%, 종교인은 3.6%로 근로소득자보다 종교인 세 부담이 훨씬 낮다. 8000만원~1억원 구간에서 실효세율은 각 8.1%, 5.2%였다.
종교인들이 지급 받은 근로·자녀장려금(2020년, 310억원)은 낸 세금보다 190억원가량 많았다. 기타소득 신고 기준으로 실제 장려금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장혜영 의원은 "종교인과세가 결국 제정 당시의 우려대로 종교인들에게 과도하게 유리한 제도임이 다시금 확인됐다"며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성과 투명성은 종교인 과세제도에 즉각 적용되어야 한다"며 과세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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