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언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세무사회 주관으로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상속세 유산취득세 방식 긍정적 검토를 위한 토론회'에서 김신언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는 '상속세 유산취득세 전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맡아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이사는 이날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는 유산세 방식과 상속인이 각자 취득하는 개별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그는 현행 유산세 방식의 경우, 피상속인 소득세 과세시 세부담 경감분, 미실현 소득 등 미과세분을 청산하는 기능에 부합하다고 말했다.
반면, 유산취득세 방식의 경우 상속인의 담세력에 따른 과세를 통해 응능부담 원칙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능부담의 원칙이란 납세자의 능력에 맞게 공평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원칙을 말한다.
이어, 유산세 방식은 누진과세 체계 하에서 높은 한계세율을 적용해 부의 재분배 효과가 강하지만,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이 2인 이상인 경우 낮은 한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재분배 효과가 약하다고 전했다.
다만, 유산 분할 촉진 효과는 유산세 방식보다 유산취득세 방식이 다수의 상속인에게 유산을 분할할수록 세부담이 감소해 유산 분할 촉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세회피 소지는 상속인의 수와 관계없이 세액이 같은 유산세 방식에서 미미하지만, 상속인이 많을수록 세액이 감소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의 경우, 허위신고로 조세회피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행정비용 측면에서는 피상속인의 유산만 조사하는 유산세 방식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지만, 유산취득세 방식은 모든 상속인의 취득자산을 파악해야하기 떄문에 비용 소모가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연구이사는 유산취득세로 과세방식을 전환해야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 ▲취득재산 및 조세부담 능력에 따른 과세(응능부담 원칙) ▲부의 집중 방지 ▲과세방식 불일치 ▲ 상속세 실질 귀속자 - 연대납세의무 ▲이중과세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움 등을 꼽았다.
하지만, 김 이사는 유산취득세로 전환하기 위해 고려해야될 부분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산세를 유지하는 것이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산세가 많기 때문에 또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며 "위장분할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러가지 법제도적인 개선사항이 제시되기도 했고, 실무적으로 위장분할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히 상속인들마다 다 세금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세무행정 부담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전산화로 해결할 수 있다"며 "유산세는 자녀가 많은 경우 분산하는 효과가 있는데 자녀가 하나밖에 없는 경우 세금이 많아질 수 있다며 세금을 줄이자는 유산취득세의 취지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납세의무와 관련해서도 "현재 기재부에서 연대납세의무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연대납세의무를 하면 유산취득세로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실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추정과세 문제, 상속 공제 축소로 인한 세부담 증가 문제 등을 언급했다.
김 이사는 결과적으로 "상속과세 유형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논리적인 부분으로, 응능부담원칙 외에 시행의 난이도도 생각해야 한다"며 "또 어떻게 공제제도를 유지할지도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재부에서 실제로 요구하는 것이 세금을 줄이는 것인지 아니면 과세논리에 맞게 하려는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한다"고 주장했다.
■ "유산취득세로 전환해야".. 패널들, 방향성에 공감
◆…왼쪽부터 이상률 법무법인 가온 고문, 김신언 한국세무학회 연구이사, 안경봉 국민대학교 교수, 심충진 건국대학교 교수, 문경호 기획재정부 상속세개편팀 과장, 임재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심충진 건국대학교 교수는 전반적으로 유산취득세 과세 방식으로의 전환을 동의한다며, "유산취득세로 가는 것은 결국 부의 분산이 가장 큰 목적 중에 하나다. 부의 집중보다 분산이 우리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세 개편으로 부의 분산을 통해, 중산층의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이것이 기업의 투자로 연결되는 등 선순환 과정을 가져올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업 외국인이 유출되지 않도록 과세 범위를 국내 재산으로 한정해야 한다며 정책도 제언했다.
이상율 법무법인 가온 고문(전 조세심판원장) 역시 "우리나라의 상속세 제도를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유산취득세 방식이 상속된 부의 분배(유산의 분할)를 촉진시키고, 각자의 담세능력에 해당하는 응능부담을 가능하게 한다"며 "또 과도한 한국의 상속세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산세 방식보다는 더 우월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임재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유산취득세 도입을 통해 응능부담 원칙에 부합하는 공평과세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며, 아울러 자녀 세대로의 원활한 자산 이전이 촉진되고, 소비 활성화를 통해 경제 활력이 제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경호 기획재정부 상속세 개편팀 과장은 "기획재정부에서는 상속세 관련해서 과거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으로, 이와 관련해 조세개혁 추진단을 신설해 작년부터 유산취득세 전환을 전담하고 있다"며 "유산취득세는 국민생활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과 함께 개편방안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제시하기 보다 사전에 언론과 국회 사회각계각층과 긴밀히 소통하는 등 국민의 의견을 깊이 경청하겠다"며 "기재부에서는 오늘 토론회에서 여러 가지 제안해주신 방안들 그리고 유의해야 한다고 했던 정책제안들 모두 경청해서 법안 검토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산취득세 관련 정부 개편안이 언제쯤 나오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문 과장은 이에 "조세개혁추진단 인적구성이 지난 3월 중순 완료돼, 한달 정도 운영중인 상태다. 어느 정도 연구가 돼있는지는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고 최선을 다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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