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미분양 사태 겹쳐 최근 제로 분양에 가까워”
대구 지역 분양률 15%대에 그쳐
◆…둔촌주공 아파트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 연합뉴스)
최근 KBS 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에 출연한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둔촌 주공 미분양에서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판단한다”며 “이번 미분양이 신호탄으로 작용해 이후 80%대까지 미분양 사태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건설사의 지급 보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라며 “올해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물량이 5만 가구에서 8만 가구까지 대폭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지방의 분양 상황은 어떨까. 이 위원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미분양 비율은 극심한 상황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분양률이 92% 정도를 기록했으나 올해 말 15%대를 보였다. 그는 “대구 지역에 100채가 분양하면 15명만 청약에 참여하는 실정”이라며 “금리인상과 미분양 사태 등이 겹쳐 체감으로는 거의 제로 분양에 가깝다”고 말했다.
◆…'홍사훈의 경제쇼플러스' 방송화면 캡쳐, 화면 오른쪽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
앞으로가 문제다.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이 증가하면 일시적인 자금 연장이나 정부 지원책에도 건설사 경영사의 리스크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건설사 입장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만기 연장의 어려움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빨리 분양을 해야 되는 상황에 다시 금리가 2배 이상 오르니까 지연할수록 이자 비용이 커진다. 그래서 미분양 사태를 맞은 건설사는 진퇴양난으로 리스크가 커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안정적인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의 자금까지 빌렸다. 이 위원은 “정부의 지원책이나 일시적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만기 연장이 잠시 임시방편은 될 수 있으나 근원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자금 시장에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시장이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과장해서 금리가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 사업을 미룰 수가 없는 건설사의 입장으로 분양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재건축 사업이 근본적으로 동력을 얻고 진행되기 위해서는 일반 분양가가 올라가고 분양이 잘 된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대출을 많이 해줘도 이자 비용 감내가 안 되고 있다. 만약에 여기가 미분양이 되면 조합원 분담금이 더 올라가고 금융비용도 증가하게 되고 조합원들이 이자 비용도 더 내야 한다”며 “향후 부동산 규제를 다 풀어도 가격이 오르거나 경기가 살아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최근 영끌족은 과거의 하우스 푸어 세대와 달리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아 정부 대출 규제 완화에도 상환 능력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같은 부동산발(發) 10년 이상 장기 침체의 경제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이 위원은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2012년 당시 금리가 오르며 집값이 대폭 하락한 선례와 같이 부동산 시장 사이클이 같아 20% 정도 하락한 당시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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