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세연구원은 2일 내놓은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해외 과세사례 검토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현행 자동차세 과세체계에서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과세는 제도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현행 자동차세 과세체계에서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과세는 제도적으로 미흡하다"며 "해외 과세사례를 바탕으로 주행거리세 도입방안 및 충전용 전기에 대한 과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현재 교통·에너지·환경세(이하 교통세)는 휘발유나 경유에 포함되는 유류세이기에,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운행이 가능한 전기차에는 교통세 부담이 없다. 연간 15~17조원 걷히는 교통세는 목적세인 만큼, 세수입 중 80%가 교통시설특별회계 항목에 들어간다. 주로 도로·철도·항만·공항 등을 설립하고 유지하는데 쓰인다는 소리다. 도로 인프라의 이용에 따른 수익자 부담원칙 측면의 세금 부담은 부족한 실정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 보유에 대한 자동차세는 '10만원(비영업용, 영업용은 2만원)'으로 못박아져 있다. 내연기관 차량은 차종, 배기량 등에 따라 차등 과세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일으킨다.
게다가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 보유에 대한 자동차세는 '10만원(비영업용, 영업용은 2만원)'으로 못박아져 있다. 내연기관 차량은 차종, 배기량 등에 따라 차등 과세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일으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현재 국내에 보급(누적)된 친환경자동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는 약 116만대로, 전체 자동차등록대수의 약 4.65%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2018년 2.0%에서 2019년 2.5%, 2020년 3.4%로 매년 증가 추세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나래 지방재정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현행 자동차세 과세체계가 적용된다는 가정하고 친환경자동차 차종별 비영업용 승용자동차 보급추세를 반영했을 때, 소유분 자동차세 세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내연기관차냐 전기차냐를 구분하지 않고 주행거리만큼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시도(또는 도입)되고 있는 '주행거리세'다. 미국 오리건 주가 휘발유 소비세 감소를 메우려고 최초로 도입(2013년 입법화)한 바 있다. 주행거리 1마일당 1.9센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하와이, 워싱턴 등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 연구위원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서 1km 주행거리 당 세율을 규정하는 과세체계를 갖춘 주행거리세를 자동차의 운행단계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감소분을 보전하는 성격으로 '현행 자동차세 주행분의 경우처럼 부가세 형태로 지방 주행거리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주행거리세를 도입했을 때 개인정보 침해라든지 행정비용, 도시와 농·어촌지역간 형평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 충전용 전기에 세금을 별도로 부과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EU28 국가들은 차량용 유류세와 비슷한 전기차 충전용 전기에 대해 과세하고 있다고 한다. 오 연구위원은 "도로인프라 이용 및 교통혼잡에 대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과세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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