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국세청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그동안 국세청은 국정감사 등에서 납세자 과세정보와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 세무조사 여부 등 납세자 과세정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개별납세자 정보라 대답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세무공무원은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인데, 국세청이 이 규정을 임의대로 폭넓게 적용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과세정보 제공요건에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 국회법에 따른 안건 심사, 인사청문회법에 따른 임명동의안등의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추가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세무공무원은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하거나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한 자에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징수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회에서 안건심의,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와 관련해 서류 등의 제출 요구를 받은 때에는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이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보제공을 금지한 국세기본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신 의원은 이에 "국세청에서는 현행법상 국정조사와 관련된 과세정보 제공에 관한 규정만을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에 대한 과세정보만을 한정해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결 방안으로 과세정보 제공에 대한 임의규정을 강행규정으로 하고 국정조사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만 제공되고 있는 과세정보 제공요건에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 '국회법'에 따른 안건 심사, '인사청문회법'에 따른 임명동의안등의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추가하는 내용을 이번 개정안에 실었다.
신 의원은 "국세청의 자의적 해석을 방지하고 국회에 부여된 의정활동과 관련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이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국세청은 납세자 정보보호 규정을 통해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답변을 수차례 회피했다.
특히 언론사 세무조사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선 국세청이 한 발짝도 물어서지 않았는데, 이에 박대출 기획재정위원장은 "애매모호한 답변이 불확실한 정보와 불필요한 오해를 만든다"면서 "오보인지 아닌지도 말을 못 하느냐"고 지적했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럴거면 국정감사가 사실상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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