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연구소는 31일 내놓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기준 완화 정책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가의 부동산 보유에 대한 과세를 통해 조세형평을 추구하는 종부세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린다면 과세대상이 되는 주택 수가 19만채 넘게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세로는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시세 약 19억6000억원)에 육박하다 보니, 주로 고가주택이 많은 서울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에 혜택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고액부동산에 대한 조세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한다'는 종합부동산세법의 정신(제1조 법문)이 훼손될 수밖에 없단 지적이 나온다.
31일 나라살림연구소가 '공동주택 가격정보 데이터(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종주택 중 공시가격 11억원(시세 15억4000만원)을 넘는 주택은 45만5203채다. 전체 공동주택의 3.16% 해당한다. 공시가격 범위를 14억원으로 넓히면 전체 공동주택의 1.83%인 26만3436채다. 결과적으로 1주택자 종부세 대상을 공시가격 14억원으로 완화한다면 과세대상 주택 수는 19만1757채(42.1%)가 줄어들게 된다.
종부세 완화법에 따라 과세대상 주택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곳은 서울로, 37만3844채에서 23만6999채로 감소한다. 경기도 내 주택은 6만1013채에서 1만8116채로 줄어든다. 두 개 시도에서 줄어들게 되는 주택 수는 전체의 93.7%다. 서울만 떼어내서 보면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구·송파구·서초구에서 4만7522채가 종부세 대상에서 빠진다. 소위 '부자동네'에 감세 혜택이 집중된다는 소리다. 반면, 관악구·도봉구·금천구·강북구엔 공시가 11억원을 넘는 주택이 1채도 없다.
◆…1주택자 종부세 대상 관련 상위 지역,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기준.(자료 나라살림연구소)
시세 약 20억원의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는 현재 기준대로라면 90만원의 종부세를 낸다. 같은 가격의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의 종부세액은 작년에 약 123만1200원이었다. 종부세를 산출하는데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95%에서 60%로 내려간데 따른 것이다. 고령자 공제(60세 이상 20~40%)·보유기간 공제(5년 이상 20~50%)가 더해졌을 땐 최대 80%까지 공제받는다. 이렇게 된다면 종부세는 90만7200원에서 18만1440원으로 뚝 떨어진다.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는 장치가 있는 상황에서, 과세 기준을 공시가 14억원으로 올리면 종부세는 한 푼도 안낸다.
분석을 맡은 김용원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1주택자 종부세 기준 조정을 통해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대상이 서울과 경기 특히 강남 3구에 고가주택을 소유한 인원인 것을 감안하면, 해당 정책은 앞서 언급한 고가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형평을 추구하는 종합부동산세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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