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지난 27일 논란이 일었던 지난해 세무사시험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출제문제에 대한 사전 검증체계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특히 채점기준을 위원이 단독으로 변경, 당초 채점결과와 상당한 편차가 발생하는 등 채점의 일관성을 상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채점과 관련해 세법학2부 문제1 물음3의 전체 답안을 조속히 재채점하고 그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감사는 청구인 763명이 지난해 12월 청구한 공익감사로 인해 진행됐다. 청구인들은 지난해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 제2차 시험에서 세무 경력 공무원이 시험을 면제받는 세법학1부의 과락률이 예년보다 지나치게 높아지고(5년 평균 38.65%→2021년 82.13%), 모든 응시자가 응시하는 회계학1부의 과락률이 예년보다 지나치게 낮아진(5년 평균 47.20%→2021년 14.60%)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험 출제과정에서 세무 경력 공무원에게 유리하도록 시험난이도를 조작하거나 채점과정에서 일반응시자에게 불리하게 채점을 조작했는지 여부 등 출제 및 채점 과정에서 위법‧부당 사항은 없는지, 채점과 관련해 부분점수 미부여 등 부분점수 관련 위법‧부당 여부 등을 감사해 달라고 청구했다. 이 밖에 합격자 발표 후 채점기준 및 모범답안 비공개 등 업무처리의 적정성에 대한 부분도 포함시켰다.
"출제 과정, 부당한 사실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감사원은 고용노동부 감사결과 등을 고려할 때, 난이도 조작 등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실이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구인은 일반 응시생에게 불리하게 난이도가 조작되고 일부 문제가 사전유출되었는지 등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이에 "고용노동부 감사결과, 출제 시 외부 개입이나 난이도를 조작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외부 검토위원의 부재로 문제 난이도와 일부 오류 등에대한 검토가 미흡하여 난이도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여러 출제위원이공모하기 힘든 구조인 점 등을 고려하였을 때, 회계학1부의 난이도가 조작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감사결과, 의혹이 제기된 문제는 일반수험서 등에서 다루는 기출문제이고 세부적인 수치 등도 달라, 사전유출로 보기 어렵다"며 "위원 12명 중 현직 국세청 공무원은 없고 과거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2명 있으나 이들을 통한 조작 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채점 관련, 부분 점수 부여 기준 등 일부 문제 확인"
청구인은 서술형 과목에 대한 부분점수가 부여되지 않거나, 채점이 일반 응시생에게 불리하게 조작되고, 채점관리가 부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등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공단이 서술형 과목에 대해 부분점수를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없고 실제로 부분점수 부여기준 등에 따라 부분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다만, 부분점수 부여기준의 설정 및 적용과 관련해 일부 문제점이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또 "고용노동부 감사에서 채점장 출입 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채점기간 이후 채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응시생의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고 특정 응시생의 타 과목 득점을 알 수 없는 구조인 점, 엄격한 통제‧관리하에 과목별‧위원별로 독립적으로 채점이 진행되는 점, 공모나 조작의 정황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채점 과정에서 점수 조작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의 난이도 검토가 미흡해 난이도 차이가 발생했고 이처럼 난이도 조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 세법학1부와 회계학1부의 과락률이 급변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 세법학1부 일부 문항(문제4 물음3)의 채점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확인되어 재채점과 관련자 경고 등의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합격자 발표 후 업무처리, 위법‧부당 단정하기 어렵다"
청구인은 채점행정 담당자가 감사회피 등을 목적으로 퇴직하였는지 여부와 수험생에 대한 모범답안 비공개가 적정한지 여부 등을 청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해당 담당자는 당초 공로연수 대상자로 감사착수(2021년 12월 20일) 이전인 2021년 12월 7일 공로연수를 신청했고, 공로연수 중에도 감사에 성실히 응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감사회피 목적의 퇴직이라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3건의 위법·부당사항 확인"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 총 3건(주의 1건, 통보 2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확인된 문제점으로 우선 출제문제에 대한 사전 검증체계 미흡으로 출제에서 부실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단은 모의시험 요원(전년도 합격자 등)을 활용해 문제표현의 적정성, 정답 시비의 여지 등을 검토하지 않는 등 시험문제 검증체계에서 미흡함을 드러냈다. 이 결과 세법학2부 문제1 물음3(배점 10점)에서 출제의도가 명확하지 않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제가 그대로 출제됐다.
더 큰 문제는 채점기준이 임의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단은 출제위원 겸 채점위원의 경우 지침에 따른 채점기준검토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점기준을단독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잘못된 안내를 관행적으로 반복해 세법학2부 출제위원 겸 채점위원이 물음3에 대한 채점 도중 단독으로 채점기준을 변경했다.
또한 실제 채점 시에는 변경한 기준과도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등 채점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표본 재채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당초 채점결과와 상당한 편차(최대 5.5점 변동)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문제의 표현과 구성 등에 있어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의시험 요원을 활용하는 등 출제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 "채점과 관련해 세법학2부 문제1 물음3의 전체 답안을 조속히 재채점하고 그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방안을 마련하며, 채점기준 변경 시 변경 기준의 타당성을 점검하는 등 채점기준의 변경 및 적용 등에 대한 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하고록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가전문자격관리운영지침 제53조 및 제64조에 따라 해당 시험위원의위촉 및 채점위원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향후 채점의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채점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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