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 세법개정안'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정부의 세법개정안(21일 발표)을 두고 조세전문가들은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대응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세입기반을 늘리는 증세가 필요한데도, 근본적인 세수확보 방안은 보이지 않고 되레 대규모 감세만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서다. 주로 집부자 등 부유층과 대기업을 상대로 한 감세 규모가 크다 보니, ‘부자 감세’라는 꼬리표도 붙고 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조세 부담을 강화해서 복지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증세를 통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성장이나 분배 측면에서 더욱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기(氣) 살리기’에는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 25%에서 22%로 낮추거나, 일종의 규제성격인 ‘투자상생협력세제’를 폐지한 부분을 꼽을 수 있다. 다른 세목까지 합치면 세수 감소 폭은 13조원에 달한다. 윤태화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민간·기업의 역동성이 살아나고 민생안정·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어, 기업의 투자나 경제활동이 촉진되고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제가 살아나면 기업의 실적과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세수가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중심 민간주도경제로 전환하려는 국정기조를 반영하기 위해, 불합리하거나 글로벌의 기준과 추세에 벗어난 조세제도를 정상화하는데 주안점을 둔 개정안”이라고 했다.
다만, 부유층에 세금을 줄이면 투자와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그 과실이 소득 하위층으로 파급된다는 소위 '낙수 효과'엔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4명의 조세전문가들은 조세일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서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음은 전문가 답변. (가나다순)
| Q. 2022년도 세법개정안에 대한 총평은? |
소득세와 법인세 과표구간을 축소, 투자상생협력세제처럼 규제적 성격의 세금을 정비하는 등 불합리한 조세제도를 개편하는 것은 좋게 평가할만하다. 반면 OECD 국가들에 비하여 조세부담률이 낮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조세 부담을 강화해 복지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문제로 보인다.
◆ 윤태화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2022년 세법개정(안)은 역동적 혁신성장으로 세수 확충의 선순환을 추구한다는 목표하에 경제활력 제고, 민생안정, 조세 인프라 확충 및 납세자 친화적 환경 구축의 추진과제 및 추진기반 주제를 설정하고 많은 개정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서는 세제를 합리적으로 재편하고, 민생안정을 위해서는 조세부담의 정상화를 추진하고자 해 바람직하다.
법인세 세율을 4단계 누진세율에서 2단계 누진세율로 축소하고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점,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과세 면제방식 도입, 국내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조정 합리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 상생협력 촉진세제 일몰 종료, 국가전략기술 등에 대한 시설투자세액공제 확대, 가업상속공제 및 증여세 과세특례 확대 및 납부유예 제도 도입 등은 경제활력에 도움이 된다.
특히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를 추진한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주택에 대한 세제에 있어서 전 정부가 주택의 공급을 강화하기보다는 수요 측면의 억제에 중점을 두어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등 과세 강화를 통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등 세제 개선을 이미 추진했고 이번 개편에서는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 및 세부담 상한을 하향 조정, 기본공제 금액을 9억 원으로 상향조정,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12억 원으로 조정, 상속 등 일시적 2주택 등에 대한 종부세 특례를 두어 세부담을 경감하고 정상화하였다.
◆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전방위적인 '감세'를 핵심으로 하는 세제개편안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 시즌2라고 부를 만하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추진되었던 법인세 완화 및 부동산 세제 강화가 원상 복구될 뿐 아니라 원상 복구를 넘어선 강력한 감세정책 제시한 것.
법인세 대기업 감세, 부동산 자산 및 금융 자산계층 감세를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소득세 하위 구간 감세는 자동으로 상위 구간에 더욱 큰 감세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부자 감세'인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저부담, 저복지 체제로 이야기되듯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조세부담율을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증세를 통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성장이나 분배 측면에서 더욱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물가급등, 경기위축, 코로나 위기 지속 등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재정여력을 위축시키는 정책은 정부의 대응능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한다.
윤석열 정부는 대대적인 감세정책 외에 건전재정을 중요한 목표로 추구할 것임을 밝혔다. 다만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운 정책들로 가장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 재정건전성을 위해선 지출을 축소해야 하는데,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가장 크며 그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다만 복지축소는 국민의 불만을 야기할 것이므로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다. 결국 이번 세법개정은 복지확충을 하지 못하면서 재정안전성을 크게 훼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
이번 세법개정은 세금중심의 국가주도경제에서 기업중심 민간주도경제로 전환하려는 국정기조를 반영하기 위해 불합리하거나 글로벌의 기준과 추세에 벗어난 조세제도를 정상화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한다.
법인소득세의 최고세율을 글로벌 평균수준으로 하향조정하였고 가업승계세제를 보완함으로써 기업살리기를 통한 국제경쟁력을 강화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다른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주택자 중과세를 폐지함으로써, 과도한 조세부담의 경감과 부동산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했다.
다만 소득세의 경우 물가수준 상승에 따른 과세표준의 상향조정폭이 매우 작고, 세율조정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산층 및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경감은 매우 미미하다.
또한 상속세의 경우 22년간 과세표준과 세율의 조정이 동결됨으로써, 투자욕구저하는 물론이고 편법증여와 부동산시장의 왜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다. 다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는 중과세를 폐지하였으나, 양도소득세의 중과세인 최고세율 82.5%(지방소득세 포함)의 불합리함은 제거되지 않음으로써 조세정책간 불균형이 야기되었다.
이번 개편안은 전반적으로 감세이기는 하지만 세수감소폭이 너무 적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Q. 2022년도 세법개정안 중 바람직한 점. |
◆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이번 세법개정은 불합리한 조세제도를 개편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소득세와 법인세의 과표구간을 축소하는 점 ▲투자상생협력세제처럼 규제적 성격의 세금을 정비하는 점 ▲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를 해소하는 점 ▲부동산 관련 과도한 세금 부담을 축소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 및 세부담 합리화를 위해 일반법인의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기존 60%에서 80% 상향조정한 것에 동의하나 100%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윤태화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개선하고, 가업승계(기업승계) 조세지원을 확대하는 등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선이 돋보인다. 이 영향으로 기업 투자 및 경쟁력이 높아지고, 경제활력이 살아나고, 부동산 및 가상자산 등에서 금융시장으로 투자자금이 건전한 방향으로 운용되길 기대한다.
특히 법인세 최고세율 25%에서 22%로 인하, 과표구간 2단계로 축소를 통해 투자 및 고용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수입배당금익금불산입 제도에 있어서 투자회사의 지주회사 일반회사 구분 및 피투자회사 상장법인 비상장법인 구분을 없애고 지분율에 따라 익금불산입률은 조정하여 제도를 단순화하고 이중과세 조정을 확대 수용성을 높이고 자회사 배당금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대기업에 대해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세액공제액을 중견기업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신성장 원천기술 및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를 적정하게 확대 많은 선도기업이 조세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합리화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가업승계가 원활히 이루어져 지속가능한 경영을 함으로써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한도를 확대한 점 바람직하다. 기업승계 시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유예제도를 도입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선택권을 넓혀 준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주식시장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2년 유예(2025년 시행),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에 있어서 지분율 기준을 삭제해 대기업 주식과 소기업 주식 간의 과세형평을 제고하고 종목당 보유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함으로써 주식시장 활성화 및 연말 주식 처분의 부작용 해소를 통해 주식시장의 안정이 기대된다.
종합부동산세를 개선해 세부담 적정화 및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위해 주택 수에 따른 차등과세에서 가액기준으로 전환하고 세부담 상한을 300%에서 150%로 조정한 것은 합리적이다.
◆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윤석열 정부의 2022년 세법개정안에서 조세인프라 확충을 위해 가산세 완화, 세금계산서 의무발급 대상 확대와 같은 소득파악 및 양성화 기반 마련은 좋게 평가할만하다. 먼저 소득기반 고용보험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주기를 단축했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급 대상은 전년도 공급가액 1억원에서 8000만원 이상 개인사업자로 확대했고 현금매출 비중, 현금거래 금액이 높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자동차중개업 등에 현금영수증을 의무 발행하도록 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세수를 확보할 방안을 마련했다.
◆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에 글로벌기준과 추세에 역행하는 세제를 정상화하는 데 노력한 것에 칭찬한다. 특히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수준으로 끌어내려 중위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조세경쟁의 발판을 제공했다.
법인세가 소득재분배의 효과가 없다는 면에서 OECD 대부분 국가는 단일세율을 채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부자감세 혹은 부자증세라는 잘못된 정치적 접근으로 인하여 4단계 세율구간을 두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 이번 개편안에서 2~3단계로 축소한 것은 합리적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종합부동산세의 다주택 중과세는 조세체계 및 부동산시장안정화에 왜곡을 유발했었는데, 이번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통합에 앞서서 우선적으로 다주택 중과세를 폐지한 것은 세제합리화와 부동산시장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 Q. 2022년도 세법개정안 중 아쉬운 점. |
OECD 국가들에 비하여 조세부담률이 낮다고 언급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조세 부담을 강화해 복지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큰 문제이다.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의 규모가 5.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 수입 분야에서 감세 기조로 세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증세없는 세금 깎아주기로 포퓰리즘 성격이 있어 보이며, 성장으로 세수 감수분을 만회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검증되지 않았다.
국가전략기술이라는 정의가 현실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다. AI, 빅데이터, 로봇, 플랫폼 등 과거의 전략기술에서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부의 생각이고 시장을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일반적인 연구개발 지원체계가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가업상속 시 공제를 해줄 필요성이 의문시되며 차라리 상속하는 경우에 세금 납부를 유예해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아울러 가업 영위를 위한 물적자산과 관련된 세금을 매각 시점에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엔 반대입장이다. 올해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서 과세대상이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의 적기로 판단한다. 추후 주식시장이 나아지면 이를 도입하기 더욱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자산수익(가상자산 포함)에 대한 세금이 주요 세원 역할을 하므로 유예는 바람직하지 않다.
국채관련 이자소득을 낮추는 이유를 모르겠다. 특히 외국인이 우리나라 국채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금융 및 자본시장 위기를 야기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 윤태화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대규모 재정적자로 인한 국가채무의 급속한 증가 및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어 경제 사회의 구조적 문제 대응을 위한 세수증가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소비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가 세수 비중 및 10% 세율에 있어서 OECD 평균(19%)에 비해 낮은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특정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위원회를 만들어, 전문가, 정부, 정당 등이 참여하여 국가재정을 염두에 두고 조세제도 및 세율 등을 검토하고 제안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GDP 대비 소득세 세수비중이 낮은 편인데 이러한 직접세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면세점 하향 조정을 통한 면세자 축소, 현재는 초고소득층에 대한 세율인 높게 되어 있는데 중산층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전반적인 세 부담 증가를 가져올 수 있도록 과세구간에 대한 세율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재산세는 지방세이고 종합부동산세는 국세이나 중장기적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해 부동산 보유세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재산세로 하게 될 때는 부동산 가격이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세수는 적어지고 가격이 높은 서울 등 지자체는 세수가 많아 격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산세 세수의 일정부분을 국가에서 공동관리해 지자체에 배분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법인세 감세 조치들은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부담이 높으므로 세부담을 낮추면 투자가 늘고 고용이 창출된다는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세부담이 높다는 것에 대해서는, 보통 법인세 명목세율 수준과 GDP대비 법인세 징수액 규모가 OECD평균보다 높고 크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된다.
2020년 기준 법인세 최고세율은 우리나라가 25%, OECD 38개국 평균이 21.5%로서 우리나라가 약간 높은 수준이며 법인세 징수액(GDP대비 규모)은 우리나라는 3.4%, OECD 평균이 2.7%로서 역시 우리나라가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법인세 부담이 높은가 낮은가는 명목세율이나 징수액 규모가 아니라 실효세율을 기준으로 해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 전체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 평균은 2014년에 16%이었는데 박근혜 정부의 비과세·감면 축소, 문재인 정부의 최고세율 인상으로 2019년에 19.1%로 상승했다.
코로나 이후 경제 활성화 필요성 주장이 제기되면서 고용 없이 투자만 늘려도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통합 투자 세액 공제' 제도가 다시 도입되었다. 그로 인해 이 제도가 적용된 2020년에 법인세 실효세율은 17.5%로 낮아졌다.
주목할 점은 경기가 악화되고 비과세감면제도가 도입되었는데도 법인세 징수액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9년 72조2000억원이던 법인세 징수액이 2020년에 55조5000억원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2021년 70조4000억원으로서 2019년 수준을 단기간에 회복한 것.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었고 정부에서 비과세감면제도를 늘렸는데 법인세 징수액이 줄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계와 기업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이익을 누린 기업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위기는 플랫폼 기업들에는 도약하는 기회가 되었고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와 상속세 완화를 통해 자본에 더욱 많은 이윤을 확보하게 해 주고 이를 더욱 쉽게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게 해 주면 자본은 투자와 고용을 증가시킬 것이어서 결국 노동에도 이익이 된다고 믿는 듯하다.
이러한 믿음으로 대기업들에 막대한 감세선물을 안겨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하에서 이미 실패임이 판명 난 바 있다. 당시 감세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진, 세수결손 등으로 보수정부가 금과옥조로 삼는 재정건전성마저 위협받았다.
현 정부하에서도 재정 여력의 축소, 그로 인한 복지 축소로 인해 문재인 정부 하에서 이룬 소폭의 복지확대 성과마저 위협하지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
소득세에서 과세표준 8800만원 이하의 경우 약 15년간 당해 과세표준과 세율의 조정이 전혀 없어서 사실상 증세를 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안에서 일부 조정했으나 그 폭이 너무 미미해 중산층 및 저소득층의 세부담 경감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과세표준 5000~8800만원과 8800~1억5000만원 구간의 경우 향후 국회심의과정에서 소득세율을 더욱 낮추는 조정이 요구된다.
상속세의 경우 OECD국가의 3분의 2가 폐지했거나 양도소득세율보다 낮은 최고세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OECD에서 2위(대주주 주식의 경우 1위)에 있었다. 또한 상속세의 과세표준과 세율도 1999년 이후 한번도 조정되지 않아, 사실상 증세해 왔다는 점에서 조속히 상속세를 하향조정하는 현실화가 필요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의 중과세는 폐지되었지만, 양도소득세의 중과세 폐지는 이번 개편안에서 제외됨으로써 조세정책의 불균형을 야기했다. 양도소득세 중과세의 경우 현재 1년간 유예 중이지만 미리 폐지법안을 마련해 둠으로써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여 부동산시장의 조기 안정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심의과정에서 입법 반영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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