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서민·중산층 지원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소득세 전반적인 과세체계 개편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지만,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앞다투어 소득세 과표 조정 개정안을 발의하며 '월급쟁이'들의 세부담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과표구간을 상향하고 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소득세법은 8단계 과세표준 구간을 두고 6~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최고세율 과표 구간은 일부 변동이 있었지만, 1200만원 이하(세율 6%), 4600만원 이하(세율 15%), 8800만원 이하(세율 24%)는 과표 구간이 15년째 요지부동이다.
고 의원은 "실제 2008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32% 오르고,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184만7000원에서 273만4000원으로 28% 상승했다"면서 "더욱이 올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터라 일반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세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 근로소득세는 47조2000억원으로 2009년 13조4000억원에 비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근로소득세가 58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 15년 사이 근로소득세가 4배 이상 불어난 것.
고 의원은 "같은 기간 국세는 164조5000억원에서 올해는 396조6000억원으로 2.4배 늘어난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며 "이에 전체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8.1%에서 올해는 14.6%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조세 부담 상승률보다 근로소득세 부담 상승률이 큰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안은 국민의힘에서 처음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11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이 물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실질 소득은 고정되어 있더라도 물가 상승에 따라 명목 소득이 증가하게 되어 높은 과세표준 구간의 세율을 적용받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국민들의 종합소득세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의 개정안에는 현행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중 8800만원까지의 구간을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역시 지난 13일 이와 비슷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 의원은 "2010년 이후 2022년 현재까지 동일한 과세표준 구간에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며 "이 기간 물가상승률이 약 3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과표가 고정되어 있어, 실질임금의 변동없이 명목임금의 증가만으로 실질적 증세가 이루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들면서 "미국은 소비자물가지수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생계비지수를 기준으로 매년 과세표준 구간의 기준금액을 변화시키고 있고 캐나다 또한 매년 물가변동에 따른 완전 연동 소득세제를 운영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3년마다 한 번씩 물가상승 목표의 중간값을 기준으로 물가상승을 소득세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의원의 그러면서 "현행 소득세의 과표를 기존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상향조정 하고, 향후 과세체계를 물가에 연동하도록 함으로써 물가상승에 따른 소득세 부담 증가를 완화하는 국제적 추세에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세법개정을 추진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고물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과 서민층에 대한 세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다만 기재부는 소득세법 개정에 관한 이런 저런 보도에 대해 "서민·중산층 지원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소득세 전반적인 과세체계 개편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달 21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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