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서 세전순익 2.7조↓
두 곳 유효세율 0%…10대社 평균 28% 기록
현기차·포스코 법인세 5조 늘며 감소분 상쇄
◆…현대자동차가 국내 매출액 상위 자동차·철강·조선사 중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액을 공시했다. 사진은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출고센터에서 신차가 나오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지난해(2021년 귀속) 국내 매출액 상위 10개 자동차·철강·조선 업계가 공시한 법인세가 전년에 비해 6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계에서 매출·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며 세수(稅收)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었으나 업계 선두인 현대자동차·포스코에서 법인세수가 무려 316%나 늘며 세수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조세일보가 현대자동차, 포스코홀딩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국내 매출액 상위 10개 자동차·철강·조선사가 지난달 말까지 공시한 사업보고서(연결재무제표 기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지난해 신고한 법인세는 총 8조974억원이었다. 이는 1년 전(1조9433억원)보다 316% 늘어난 규모다.
세수입이 늘어난데는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한데 따라서다. 실제 10개사 총 매출액은 376조9069억원으로, 전년(318조2044억원)보다 1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267%나 늘어난 20조987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개별 기업으로 따졌을 땐 납부할 법인세가 없을 정도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곳이 있었다. 세수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한국조선해양이었다. 공시한 법인세는 마이너스(-) 4909억원으로 납부액이 없기에 감소 규모를 단순 비교하긴 어려우나, 법인세 실적이 1년 전보다 나빠진 것은 분명하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도 마이너스 법인세(2972억원)를 공시하며, 이들 2개사에서 8000억원(약 7882억원)에 가까운 규모의 세수 구멍이 발생한 것이다. 2020년 한해 10개사가 공시한 법인세(1조7885억원)에서 44%를 차치할 정도로 크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은 각각 마이너스 1조6321억원, 1조1114억원을 기록했다.
세수 감소를 막은 건 현대·기아자동차, 포스코였다. 현대차가 공시한 법인세는 2조2664억원으로, 1년 전(1687억원)보다 무려 1243%나 뛰었다. 사상 최고치다. 당기순이익(5조6930억원)도 195% 늘었다. 이러한 실적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 자동차 산업의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1년 전보다 837% 늘어난 2조2201억원을 법인세로 공시했다. 기아자동차도 당기순이익이 220% 늘며, 법인세(1조6334억원) 규모가 361% 증가했다.
2020년 마이너스 당기순이익(4401억원)을 기록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플러스(+) 실적을 보이며 6439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공시했다. 상위 10개사 중 법인세 규모가 가장 적었던 곳은 현대위아(446억원)였다.
상위 10개 자동차·철강·조선사의 평균 법인세 유효세율은 28%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효세율은 세법상 세액에서 비과세 비용공제 등의 세무조정 후 산출된 법인세 비용을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실제 세부담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뜻한다.
가장 높은 유효세율을 기록한 곳은 현대위아(44%)으로, 법정 최고세율(25%)보다 19%포인트 높았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2곳은 마이너스 법인세수를 기록하며 유효세율은 0%였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을 제외한 5곳(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고려아연)은 최고세율보다 높았다.
車·철강·조선업 호황이라는데…얼마나 벌고 냈을까
현대차는 자동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2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공시했다.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8조원(7조9595억원)에 육박하며, 법인세로 2조2664억원을 공시했다. 법인세 유효세율은 28%를 기록해, 현행 법인세법상 최고세율보다 높았다. 현대자차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 실적(117조6106억원)을 달성해 법인세도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2020년 법인세로 2369억원을 공시했는데, 작년엔 이보다 837%나 늘어난 2조2201억원이었다.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9조4160억원으로, 10개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른 법인세 유효세율은 23%였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32%·302% 증가한 76조3323억원·7조1958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6조3937억원으로, 법인세는 1조6334억원을 공시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 유효세율은 25%로, 현행 최고세율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 기업이 공시한 법인세 규모는 2020년 한해 10개사의 법인세(1조7885억원억원)에 육박한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832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공시했다. 전년(5911억원)보다 40% 늘어난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53% 늘어난 2조3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3조1945억원으로, 이에 따른 유효세율은 36%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30%(29.96%)에 육박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2조1491억원이었고, 법인세는 6439억원으로 공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26% 늘어난 22조8499억원을 기록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441% 줄어든 1조5051억원이었다. 
한국조선해양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년 전(-8351억원)보다 36% 늘어난 마이너스 1조141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시한 작년 법인세는 0원이었고, 법인세 유효세율도 0%였다. 이 기업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3% 증가한 15조4933억원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의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조1390억원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법인세는 3279억원을 공시했다. 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업계의 평균치(17.99%)를 훌쩍 뛰어 넘었다. 1년 전(7조5819억원)보다 31% 늘어나며 10조원(9조9767억원)에 육박했다. 
현대중공업의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마이너스 1조1114억원으로, 법인세 유효세율은 0%였다. 이 기업이 공시한 법인세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납부할 세액은 사실상 0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88% 늘었는데도, 마이너스 8141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현대위아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560억원을 기록, 1년 전(536억원)보다 4% 늘었다. 법인세로는 446억원을 공시했으며, 이에 따른 유효세율은 44%였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007억원이었다. 
동국제강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68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438%나 늘었다. 이는 상위 10개사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작년 기준 1286억원 규모의 법인세액을 공시했고, 이에 따른 유효세율은 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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