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억울하게 세금을 낼 처지에 놓인 납세자들의 권리구제에 힘쓴 이 심판관이 오는 7일 명예퇴임식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다.
이 심판관은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국립세무대학(2기)을 졸업했고, 1984년에 8급 특채로 공직(국세청)에 입문했다. 국세청(또는 세무서) 내 부가가치세, 재산세, 법인세 등 주요 세목은 물론 조사국까지 몸을 담으며 13년간 세정(稅政) 전반의 경력을 쌓았다.
1996년에 재정경제원 소속 국세심판소(현 조세심판원)로 전입했고, 조세심판원이 납세자 권리구제 기관으로서 신뢰받을 때까지 함께해온 조세심판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 심판관은 친절한 심판관으로도 불렸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야 더 잘 보인다'는 말을 철학으로 삼았을 정도다. 그가 어떤 공직관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조세심판원 조사관실에서 심판조사관(과장급)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세정학 석사 사위를 받았을 정도로 학구열도 대단하다. 조직 내에서는 주변인들의 고충과 애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세심판관직은 소액심판부에서 직무대리 형태로 6개월간 수행한 뒤, 지난해 3월 고위공무원 나급으로 승진발령(5심판부)을 받으며 1년여 재직했다. 그간 내부 출신들이 고위공무원에 오른 경우가 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심판원 직원들의 한(恨)을 풀어주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인생 2막'도 납세권리구제에 힘쓰겠다고 한다. 이 심판관은 "납세자의 억울함을 경청해서 과세관청에 적극 전달하고, 처분이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38년간 축적된 조세에 관한 지식과 절차상 노하우를 활용해서 납세자 권리구제에 적극 임하겠다"고 했다. 이 심판관은 퇴임 이후 개인세무사 사무소를 개업(교대역 근처, 4월경)하고, 이듬해에는 실력 있는 후배나 인재를 영입해서 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약력]
▲1962년 ▲충남 아산 ▲아산고 ▲세무대(2회), 방통대 법학과, 고려대 경제학 석사 ▲8급 경채
▲의정부·부천·성남세무서 ▲경인지방국세청 재산세국 ▲성남세무서 법인세과·재산세과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행정실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관실 종합민원실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조사관실 ▲국무총리 조세심판원 행정실·조사관실 ▲강동세무서장(인사교류) ▲조세심판원 행정실장·조사관, 상임심판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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