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명 대상…취득자금 편법증여 혐의 등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편법증여 혐의 주택 취득 연소자 등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 국세청)
국세청은 연소자의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 등 탈세혐의가 있는 9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부모의 도움으로 부(富)를 대물림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탈세 행위를 정조준한 것이다.
국세청은 "고가 아파트 단지와 최근 매수세 유입으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빌라 등 거래 과정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20대 이하 연소자 중 일부가 취득자금을 편법증여 받고도 적정한 세금신고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포착했다"고 했다. 특히 법인 자금을 빼돌려 고가주택을 취득한 혐의가 있는 사업도 다수였다.
◆…(자금여력이 없는 사회초년생이 고가 주택 취득과정에서 편법증여 받고 증여세를 무신고한 사례, 자료 국세청)
조사대상 97명 중에서 40명은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편법증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소득이 미미한 연소자가 대상이었다. 이들은 고가의 아파트를 사면서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고 부모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취득자금을 편법증여 받았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또 임대보증금을 승계해서 취득하는 이른바 '갭투자'를 했는데, 보증금 외 매매대금을 부모가 지급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대 초반의 B씨는 개발 예정지역의 빌라를 수억원을 주고 샀다. 임대보증금을 승계하고 나머지는 자기자금으로 취득했다는 자금조달계획을 신고했다. 그러나 B씨의 벌이는 좋지 못했다. 어머니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번 돈은 고작 수백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마저도 허위급여였다. 빌라 취득자금을 고액연봉자인 아버지에게 받은 것으로 국세청은 의심하고 있다. 취득자금을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혐의가 있거나 다주택에 따른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모가 자녀 명의로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11명도 조사대상에 올랐다.
재건축 단지 내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거래도 다수였다. 전문직 사업자인 C씨는 수년간 벌어들인 소득보다 훨씬 많은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샀다. 그의 배우자는 소득이 전혀 없었다. 이렇게 사업체의 탈루 소득으로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등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46명도 조사대상이다.
◆…(전문직 사업자가 신고소득을 누락해서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소득이 전혀 없는 배우자와 공동으로 취득한 사례, 자료 국세청)
"편법증여 여부 정밀 검증하겠다"
국세청은 소득이 없거나 미미한 연소자의 경우 취득자금을 특수관계인(부모 등)으로부터 증여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차입금을 통해 주택을 취득했을 땐 가장 차입금 여부를 검증하고, 보증금을 승계해서 취득했다면 보증금 외의 금액을 누가 지급했는지 확인해서 증여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실제 부모가 취득했음에도 연소자인 자녀 명의로 등기 했는지 여부도 검증 대상이다.
또 특수관계자와의 차입금과 금융기관 대출금을 물론 보증금을 승계해서 취득한 경우, 차입금 상환·보증금 반환 시까지 부모가 대리변제 하는지 여부 등을 사후관리할 계획이다. 소득 누락 혐의가 있는 사업자에 대해선 신고내역 검증은 물론 부당한 회계처리를 통한 자금유출 여부도 검증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는 연소자가 일정금액 이상 주택을 취득할 경우 자려 취득 여부 등 자금출처 검증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주택뿐만 아니라 상가 등 기타 부동산은 물론 주식 등 자본거래를 통한 부의 대물림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증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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