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국세청)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가격산정 체계가 일원화되지 못하면서 국세청의 상속·증여과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과세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에산정책처가 지난 9일 공개한 2020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기획재정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세청이 집행하는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이 한정된 예산으로 업무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반면 행정비용은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2020년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예산은 19억3900만원이었으며 국세청은 이 중 19억3800만원을 집행하고 100만원을 불용했다.
상증세가 부과되는 재산은 실제거래가액은 시가로 평가하며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보충적인 평가방법을 사용해 과세하는데, 토지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공시하는 공시지가를 그대로 활용한다.
국토부가 공시하지 않는 비주거용 건물은 국세청이 직접 기준시가를 고시하고 있는데,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 소재 오피스텔 및 3000㎡ 또는 100호 이상의 상업용 건물은 매년 별도의 기준시가를 고시한다.
이 외에 고시되지 않은 건물들은 기준시가로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감안하면 국세청은 모든 고액 비주거용 부동산의 상속·증여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또한 예정처는 "상속·증여 건별로 감정평가를 하는 것은 시가에 가장 가까운 수준에서 과세가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행정비용을 증가시켜 효율성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비주거용 부동산의 과세형평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그런데 예산에 비례해 일부 상속·증여 건에 대해 감정평가를 시행하는 방안이 과세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지 엄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에 국세청이 이 업무가 국토부에 이관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국토부는 인력과 예산의 한계로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가격공시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향후 국토부가 비주거용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 시행을 확정하면 이를 통해 과세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정처는 "토지, 주택, 상업용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한 과세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개정 법률에 따라 국토부가 과세기준가격을 일원화해 공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토부는 조속히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가격공시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세청은 이를 위해 국토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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