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하면 명단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체납액이 많으면 아무리 30%를 납부했다고 해도 명단을 공개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지급 기준을 낮추는 등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고 신고포함금 지급 상한액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2021 국정감사 이슈분석(국세청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 30% 납부하면 명단공개 제외, 고액체납자 줄줄이 빠져 나간다
입법조사처는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는 2004년 도입됐으며 대상자는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다. 세법개정을 통해 명단공개 기준이 완화되어 2004년 '2년이 지난 10억원 이상'에서 기준이 낮아졌다.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체납자 현황자료에 의하면 2020년 고액·상습체납자는 6965명(개인 4633명, 법인 2332개 업체)으로 총 체납액은 4조 8203억원, 개인 최고액은 1176억원, 법인 최고액은 26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공개 인원은 127명이 증가했으나, 체납액이 100억원 이상인 체납자의 인원 감소 등으로 공개하는 체납액은 5870억원 감소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명단공개제도의 명단공개 제외 규정으로 인해 명단공개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의 명단 공개에서 제외되는 사례는 체납자의 사망, 체납 소멸시효 도래, 체납액 전액 납부, 체납액이 2억원 이하로 되는 경우, 체납액 30% 이상 납부 등이 있으며,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체납액 30% 납부로 인해 명단공개에서 제외되는 경우다.
체납액 30% 이상 납부 시 명단공개 제외 조항은 명단공개 이전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국세청은 명단공개 대상자들을 확정한 이후, 6개월 동안 소명 기회를 주고 납부를 독려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의 명단 제외 규정에 30% 납부 후 체납액 절대금액 기준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행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의 명단공개 요건은 '1년 이상 체납한 체납액 2억원 이상 체납자'이므로, 체납액의 30% 이상 납부한 체납자가 일부 체납액을 납부하더라도 체납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명단공개 제외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
입법조사처는 "다만, 체납액의 일정비율(30%) 이상을 납부한 자를 납부비율과 무관하게 체납액 절대금액을 기준으로 전부 명단공개를 할 경우 고액·상습체납자의 납부의지를 약화시켜 오히려 체납액 징수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액 설정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 너무 야박한 신고포상금 제도
또한 입법조사처는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고 신고포상금 지급 상한액을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는 징수금액에 따라 5~20%의 지급률을 적용해 최대 20억원까지 신고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은닉재산의 신고를 통해 징수된 금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 또는 공무원이 그 직
무와 관련해 자료를 제공하거나 은닉재산을 신고한 경우에는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은닉재산 신고건수 대비 신고포상금 지급건수가 적어 은닉재산 신고에 따른 포상금 수급의 기대가 낮아 신고가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측면이 있으므로, 신고포상금 지급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행 신고포상금 지급 기준금액이 '5000만원 이상'으로 설정되어 포상금 지급 요건이 높다는 점에서 기준금액을 '1000만원 이상' 등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
이어 "은닉재산 징수금액 대비 신고포상금 지급액 비중이 낮아 은닉재산에 대한 신고포상금 제도 활성화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신고포상금 지급 상한액을 상향조정하는 방안과 신고포상금 지급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고포상금 상한액을 현행 20억원에서 탈세 제보에 대한 신고포상금 상한액과 같은 4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과 신고포상금 지급률을 현행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고액·상습체납자 출국금지 기간 늘려야
한편 입법조사처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간 연장으로 체납징수효과가 높아지긴 어렵지만, 반복적인 연장요청에 소요되는 행정력의 낭비는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출금금지 기준 요건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소득사업자의 탈세를 막기 위해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 현금영수증 발급 기준을 현행 10만원보다 낮추는 방안, 현금영수증 발급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가산세(20%)를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곳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포상금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포상금 지급(현금영수증 미발급금액의 20%, 연간 200만원 한도)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국세청은 근로장려세제에 대한 홍보를 대상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일부 소규모 영업장이나 사업장에서 근로장려세제의 신청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적극적인 행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근로장려금 최대 지급액을 확대하는 방안과 점증구간 및 평탄구간을 확대하고 점감구간을 축소해 근로의욕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으며, 평균 지급액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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