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국세청사.(사진 연합뉴스)

#. 서울지방국세청은 2019년 3월에 A사(상장회사)에 대한 법인통합조사를 실시했다. 이때 특정법인에서 상표권(로고 등)을 무상으로 사용한 사실을 적발했고, 이를 과세소득금액으로 포함시키는 조치(익금산입)를 했다. 하지만 특정법인의 지배주주였던 배우자, 자녀에겐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세무조사를 하고도 증여세 과세요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 31일 지난해 6월부터 한달여간 서울지방국세청(이하 서울국세청)을 대상으로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국세청은 2019년 당시 A주식회사에 대한 법인통합조사에서 7개 법인이 A사의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약 40억원을 익금에 산입하도록 조치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법인세법 52조)'을 적용한 과세 사례였다. 이를 끝으로 법인통합조사는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세무조사를 하고도 놓친 세금이 있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한 3개 법인의 지배주주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이다. 이 법인의 지배주주는 배우자, 아들 등으로 A사와 특수관계가 있었다.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 규정(구 상증세법 45조)을 적용해야만 했다.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은 약 27억원이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 따른 과세요건을 검토하지 않고 세무조사를 끝냈고, 5억4000만원 가량의 증여세를 징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A사가 3개 특정법인에 상표권을 무상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그 지배주주에게 분여한 이익에 대해, 증여세 5억4000만원을 징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서울국세청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밖에도 주식 실소유자가 다른 개인 명의로 등록한 차명주식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한 반면,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 명의로 등록한 주식에 대해선 증여세 등 54억원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행 명의신탁 주식의 경우 명의자로 등록(명의개서)한 날을 증여일로 보고, 그 명의자가 영리법인일 때는 실소유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