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세수입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8조원 가까이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발(發) 경기 침체로 기업·가계 피해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은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세목(稅目)의 수입은 확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2020년 세입·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285조5462억원이었다. 이는 1년 전(293조4543억원)보다 7조9081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다만, 세입예산(3차 추경기준 297조7000억원)에 비해선 5조8000억원이 늘었다. 쉽게 말해, 세입 눈높이를 낮추면서 계획했던 목표보다 세금이 더 걷힌 것으로 보인 것이다.

기재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국세수입이)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자산 관련 세수 증가로 감소폭을 일부 상쇄시켰다"고 했다.

◆…(자료 기획재정부)

법인세는 1년 전보다 16조7000억원이 줄었다. 2019년, 지난해 상반기 법인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이익은 2018년 112조원에서 2019년 56조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30조3000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관세·주세도 각각 전년보다 8000억원, 3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수도 5조9000억원이 감소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율 인상(15→21%, 4조9000억원 감소), 수출입, 명목민간소비 감소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세수는 호황을 누렸다. 양도소득세는 1년 전보다 7조6000억원이 더 걷혔다. 부동산 시장 거래량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 주택거래량은 2019년 156만9000호에서 지난해에 28.8% 늘어난 202만2000호를 기록했다. 종합부동산세도 공정시장가액 비율(85→90%) 인상,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으로 전년보다 9000억원이 더 늘었다.

주식시장도 호황을 누리며 관련 세수입(증권거래세)도 1년 전보다 4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자료 기획재정부)

국세수입, 세외수입 등을 포함한 작년 총세입은 465조5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3조5000억원이 더 걷혔다. 예산과 비교해선 5조5000억원이 늘었다.

총세출은 462조8000억원(예산현액)으로, 이 중 453조8000억원이 집행(98.1%)됐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은 뺀 결산상 잉여금에서 이월액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5조7000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쓰지 않은 돈을 의미하는 '불용액'은 6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3000억원 줄었다. 기재부는 "불용률(1.4%)은 재정집행점검회의, 적극적 재정 집행관리 등으로 2007년(2.2%) 이후 최저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