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의무기간을 지키지 않고 주택을 팔아 세금혜택만 챙긴 임대사업자에 대해 국세청이 과세칼날을 가져다댄다.

31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임대사업 공적의무를 위반한 주택 관련 3692건의 자료를 넘겨받았다. 국토부를 비롯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적발한 사례다. 각종 세금혜택을 받으면서 세법이 정한 요건을 위반한 사업자들이다.

현재 기준시가 6억원을 넘지 않는 거주주택을 양도해서 발생한 차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양도소득세 비과세). 다주택자라도 양도소득세를 중과(重課) 하지 않는다. 단, 5년(또는 8년) 이상 임대를 해야한다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에서 제외(임대주택 종부세 합산배제)해주는 세제혜택도 8년 이상 임대를 해야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이러한 임대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자들에 대한 신고내용을 점검하게 된다. 주로 의무임대기간을 어기고 집을 판 임대사업자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임대의무를 지키지 않고 양도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국세청)

지역별로는 수도권 1916호(서울 1128호, 경기 668호)·지방 1776호의 임대주택이 의무위반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가 1421호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세대(915호), 다가구(335호), 오피스텔(330호) 등 순이었다. 세법을 어겼다면 감면받은 세액에 더해 이자상당액(가산세)을 토해내야 한다.

앞서 지난 11월 국세청은 고가·다주택 임대사업자 3000명에 대한 세무검증에 들어간 바 있다. 고가 아파트(기준시가 9억원 초과) 월세를 놓고 수입금액을 신고하지 않거나 소득을 적게 신고한 다주택 임대사업자 등이 대상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적의무를 위반한 임대사업자에 대해 세금탈루 여부를 치밀하게 검증하고,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서 부동산 탈세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